응원하는 마음으로
어느덧 수능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네요. 저 또한 고3 수험생이지만, 정시를 준비하지 않았기에 정시러들을 위한 말을 해주기보다는 그저 제가 전할 수 있는 응원을 담아내 봅니다.
밤은 언제나 공부에 대한 몰입으로 하루를 채운 이들에게 짧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독서실 형광등 아래 홀로 고개를 숙인 채 펜을 붙들고 씨름을 하는 동안, 창밖의 몇 없는 별들이 아무런 말없이 그대의 노력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이미 꿈결만도 같은 잠에 빠져들었겠지만, 또 누군가는 그대처럼 같은 교재를 펴든 채 또 한 번의 오늘을 힘겹게 버텨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고요한 밤 속에서 그대들은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속으로 삭여 왔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올바른 길을 걷고 있는 걸까?“
“이 고되고 힘든 여정의 끝에는 원하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까?”
누구도 그 질문에 시원한 답을 줄 순 없겠지만, 저는 믿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수많은 물음들을 가슴에 품고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그대 자체가 이미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공부는 어쩌면… 이 넓은 세상을 가장 깊이 이해하려는 인간 본연의 아름다운 시도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그저 지식을 쌓기 위해 책을 읽고, 문제를 풀고, 문장을 암기하는 것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무언가를 진심으로 알고 싶다는 그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함이 아닐까요? 제가 생각하기로 그 뜨거운 마음이 식지 않는 한, 그대는 언제나 세상과 굳건히 연결되어 빛날 것입니다.
수능이라는 거대한 산이 가까워질수록 시간은 매정하게 빠르게만 흘러가고— 불안이라는 그림자는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고개를 슬쩍 들이밀며 우리의 발목을 잡으려 애씁니다. 하지만 그 불안은 언제나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그것이 그대가 진심으로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뜨거운 증거가 되기도 하니 말입니다. 조금은 두렵고, 때론 온몸이 떨리듯 불안할지라도 괜찮습니다. 그 불안의 떨림은 그대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단단하고 견고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결과’만을 이야기하려 하지만, 저는 기꺼이 그 ‘과정의 따뜻한 온도‘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쳐 풀린 눈으로 문제집을 넘기던 그 밤, 지우개 부스러기로 가득한 책상, 이리저리 헤지고 지저분해진 문제집들…그 안에는 점수로는 결코 매길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의 결들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오직 그대만이 걸어온 찬란한 궤적이며, 그 하나하나의 궤적이 모여 지금의 강인하고 자랑스러운 그대를 빚어냈습니다.
혹 너무 힘들어 지칠 때면 창 밖을 한 번 바라보세요. 오늘의 밤하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맑게 빛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스쳐 가는 바람의 결이 다르고, 새벽녘 햇살이 조금은 더 부드럽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 모든 작은 변화는 그대가 여전히 이 세상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그리고 이 길고 긴 여정을 스스로의 의지로 꿋꿋이 걸어가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어 줄 것입니다.
지금은 어쩌면 ’끝‘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시간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사실 이 순간이야말로 눈부신 ‘시작’을 묵묵히 준비하는 귀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빛은 언제나처럼 어둠의 가장 깊은 곳에서 비로소 피어납니다. 이렇듯, 그대의 앞날에도 반드시 따뜻한 빛이 닿을 거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니…
모든 시험이 끝나는 날, 그대는 분명 스스로에게 이렇게 속삭일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참 오래도록 끈기 있게 버텨왔고,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어”
그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그 고백은 세상의 어떤 높은 점수보다 값지고 아름다운 한 마디일 테니까요
그러니 오늘 잠깐이라도 좋으니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골라도 괜찮고, 복받쳐 흐르는 눈물을 맘껏 흘려도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금 두 눈을 뜨고 굳건히 문제집의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용기입니다.
진정한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품고 피어나기에, 그리고 그 시작의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그대의 이름이 가장 빛나고 있을 겁니다.
마음을 이리저리 담다 보니 너무나도 길어져 버린 글이지만, 저의 작은 글이 당신에게 수많은 용기와 위로를 건네줄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