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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이야기: "정직한 사람이란?"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도덕 수업

by 룰루랄라 한기쌤

아침부터 살짝 설렘이 있었다. 오늘 도덕 수업에서는 ‘정직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아이들과 함께 탐구해 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다.

수업이 시작되자,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나의 비밀(?)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선생님은 오늘 아침에 거짓말을 했어요."

"여러분, 선생님이 오늘 아침 거짓말을 했어. 어떤 거냐면… 아내가 새로운 머리 스타일을 하고 왔는데, 사실 저는 이전 스타일이 더 나아 보였어. 하지만 이렇게 말했어.

‘지난번 머리 스타일도 괜찮았는데, 이것도 당신한테 잘 어울리네.’

이 말, 사실일까? 거짓말일까?"

아이들은 웅성웅성. 이내 하나둘씩 손을 들며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기분 상하지 않게 하려고 그런 거잖아요!"
"맞아요, 진짜 솔직하게 말하면 싸울 수도 있어요."
"거짓말이지만 좋은 의도가 있는 거예요."


이야기가 무르익자, 또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그럼, 너희들도 거짓말을 해 본 적이 있지? 예를 들어… 엄마가 ‘숙제 다 했어?’라고 물었을 때, 아직 안 했는데 ‘네! 다 했어요!’라고 해 본 친구?"


갑자기 여기저기서 키득키득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몇몇 용감한(?)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숙제 안 했다고 하면 잔소리 들으니까요!"
"그냥 유튜브 더 보고 싶어서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거짓말을 하는 걸까?"
이 질문을 시작으로, 아이들은 생활 속 거짓말의 이유를 스스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세 명의 거짓말쟁이 이야기

거짓말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가 높아진 순간, 준비한 AI 음성, 텍스트 자료를 들려주었다.


"지금부터, 세 명의 거짓말쟁이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피노키오, 양치기 소년, 그리고 나무꾼의 금도끼 이야기.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아이들에게 물었다.
"세 명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

"피노키오는 자기 행동을 감추려고 했어요!"
"양치기 소년은 재미로 했어요. 또 관심 받고 싶었나 봐요."
"두 번째 나무꾼은 금도끼, 은도끼를 받고 싶은 욕망에 거짓말을 했어요!"


"맞아. 거짓말에는 항상 ‘이유’가 있어. 그런데, 그 이유가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질까?"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다시 탐구하게 했다.



정직, 우리는 본능적으로 도덕적일까?

이번에는 EBS 실험 영상을 활용하여, 인간이 본능적으로 도덕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탐구했다.

https://youtu.be/_fhzvab6Gnc?si=3LsSSLida6AUrcIo


https://youtu.be/hlm3r-vGY5Q?si=QvtBMr7imuQHO13w

SEE-THINK-WONDER 활동 진행

SEE(본 것): 영상 속에서 아이들은 실험 결과를 확인했다.

THINK(생각하기): 우리는 원래부터 도덕적인 걸까, 아니면 배워서 도덕적인 걸까?

WONDER(질문하기): "정직하면 손해를 보진 않을까?"

아이들의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지고, 깊은 생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정직한 사람이 되는 길

이제 본격적으로 프레이어 모델을 활용하여 정직의 개념을 정리했다.


1단계: 예시 적기

정직한 행동을 본 경험이나 생각나는 사례를 적어 봤다.

"친구가 잃어버린 지우개를 주웠을 때 돌려주기"

"시험 중에 모르는 문제가 있어도 컨닝 안 하기"

2단계: 비예시 적기

"엄마한테 숙제 다 했다고 거짓말하기"

"게임하려고 동생한테 숙제 못했다고 속이기"

3단계: 도덕적인 사람의 특성 찾기

무인 문구사의 사례를 본 후, 정직한 사람들의 특징을 찾았다.

"양심이 있다", "다른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진다"

4단계: 정의 내리기

정직이란 무엇일까?

아이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어, 미덕의 42가지 자료를 보여주며 피드백 제공

최종적으로 ‘정직’이란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 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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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 우리는 실천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은 언제 정직하기 어려웠나요?"
"앞으로 정직한 사람이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정직 실천 다짐을 적어보게 했다.

"나는 앞으로 ~~ 한 상황에서 정직한 선택을 하겠다!"


아이들이 자신만의 다짐을 적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이번 수업이 단순한 도덕 개념 수업이 아니라, 실제 생활과 연결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구나 싶었다.



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히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도덕적 메시지만 배운 것이 아니다.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스스로 탐색했다.
거짓말이 단기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신뢰를 잃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직한 선택이 어렵지만, 결국 더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것을 체험했다.


수업이 끝난 후, 한 아이가 조용히 와서 말했다.

"선생님, 저도 앞으로 엄마한테 숙제 다 했다고 거짓말 안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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