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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jebell Sep 02. 2023

나는 부끄럼이 많아요.

그러나 계속 써 나갈 거예요.

결혼하기 전과 결혼 후의 삶이 극명하게 바뀌는 인생의 경험을 통해 전보다 사람으로서 성숙해졌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기 전에 많은 고난으로 인한 상처가 있음을 또한 안다. 그리고 그 상처를 안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에 나 자신을 보듬어주고 온전히 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치유 같은 시간이 반드시 필요했다.


글쓰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굳이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이런 공개된 장소에 내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그래야 내가 계속해서 글을 써 나갈 것만 같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내성적이고 부끄럼이 많아 남의 앞에 서는 것을 너무나 싫어하고 스트레스받아했었는데, (물론 지금도 별로라고 생각다.) 그래도 사회화가 많이 되어 지금은 꼭 앞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되면 나서긴 한다.


그렇게 나 자신과 약속을 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일 년을 훌쩍 넘겼다. 여전히 앞으로도 이렇게 적어도 일주일에 글 한 개씩은 꼭 쓰기로 한 다짐을 지켜나가려고 한다. 그렇게 다짐했음에도 여전히 이렇게 공개된 곳에 글을 남기는 일은 다른 사람 앞에 발가벗겨진 느낌이다. 아무리 보는 사람이 적다고 하더라도 글에 드러나기 마련인 나의 생각들과 느낌들이 어쩌면 조금은 더 예민하고 지혜롭고 지적인 다른 사람들에 의해 가짜라고 생각되어질까 봐, 혹은 너무 무겁게만 생각되어질까 봐, 혹은 불편함을 줄까 봐 여전히 걱정하면서 글을 쓴다.


글 솜씨가 뛰어나신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부끄럼을 느끼기도 하고 다른 생각을 지닌 분들의 글을 읽으며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들을 간접경험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나는 여전히 부끄럼이 많은 사람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나와의 약속을 지켜나갈 결심을 단단히 한 사람이기도 하다. 언젠가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쓸 날을 꿈꾸는 사람이기도 하다.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꼭 전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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