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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jebell Dec 06. 2023

오늘의 기분

평정심 유지하기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좋든, 싫든 어떤 기분을 느끼게 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싫다던가, 오늘도 힘든 하루가 되겠구나 라는 생각들과 자신이 기다리던 뭔가가 있는 날이라면 어쩌면 빨리 일어나고 싶을 수도 있다. 그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의 모든 시간은 즐거운 기다림의 시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침은 하루에 있어 중요한 시간이다. 사실, 점심 때도 중요한 시간이고 저녁에 잠자기 전 시간도 사실 중요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침은 보통 그날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 조금은 더 큰 시간이긴 하다. 그렇기에 아침에 기분이 괜찮다면 하루동안 괜찮을 가능성이 조금, 아주 조금 높다.


우리가 그토록 중요시 여기는 삶의 질이란 것이 사실은 어떤 물건의 소유나 즐거운 활동, 명예, 인간관계에서 오는 그것보다 우리의 기분에서 오는 영향력이 훨씬 크다는 사실이다. 기분에 따라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기분이 좋을 때는 무엇이든지 잘 해결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세상의 뭐든 것이 부정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분이란 것이 항상 좋을 수도 없고 늘 좋게만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그리고 그렇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려는 필요성 또한 느끼지 못한다.


대부분 아침나절의 내 기분은 그저 그렇다. 아주 나쁘지도 않고 아주 기쁘지도 않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이런 나의 상태가 좋다. 뭔가 나쁘지도 않고 기쁘지도 않은 것은 내가 내 생활이 어떠하든지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매일매일이 축제이길 바랐던 날들도 있었다. 뭐든지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나 자신에게 있음을 의심했던 적이 없었던 나날들도 있었다.


나에게 닥친 문제들은 분명히 세상 어딘가에 답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었고 이 세상에 내가 태어난 이유는 내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데 있다고 믿었다. 상처는 받겠지만 언젠가는 회복될 것이고 나에게는 극복할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지 않으면 버틸 수 없었던 나날이었다는 것은 나중에,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슬픔을 거부하며 슬픔 속에 갇혀 몇 년을 살았고 증오를 거부하며 증오 속에서 미움에 대한 마음을 키워왔다. 내가 거부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들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에게 온다. 특히 내가 원하지 않을 때 더욱더 가까이 다가온다. 


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나는 그냥 약간의 즐거움과 약간의 슬픔, 약간의 사랑만을 원한다. 두려움으로 나만을 불쌍히 여기며 다른 사람들에게 무례하고 잔인하게 굴며 살고 싶은 대로 살고자 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다. 설사 다른 이들의 무례가 나에게 상처를 준다고 할지라도 나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노력할 뿐 의미 없는 그런 행동에 반응하고자 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그들이 내 기분에 영향을 주는 것이 못 견딜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널뛰는 내 감정을 잡아 내 옆에 얌전히 앉아 있게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 인생이 극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적어도 나에게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적의 순간이란 것은 나에겐 그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다이다. 




잠시 생각해보라. 문제는 바뀌지 않았다. 유일하게 다른 변수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문제륿 바라보는 방식이 시간대, 그리고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기분 주기에 따라 달라진다면 과연 무엇이 진짜인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개인적 문제에 대한 인식도 기분처럼 일시적일까?

<같은 문제가 아침과 저녁에 다르게 보이는 이유...기분의 문제/로버트E세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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