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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jebell Jun 30. 2022

직장에서 내 사람을 만들 때

필요 없음 안 만들어도 돼요.

직장에서 쓸모없는 일 중 하나가 친한 친구를 직장 내에서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직장에서 하면 좋을 만한 일 중 하나는 직장 동료를 내 편으로 만들어 놓는 일이다. 전쟁터에서 자신의 등 뒤를 맡길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불행이 아닌 무능에 가까운 일이다. 내 편이 없는 전쟁 속에서 결국 자신은 빗발치는 총알 받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총알을 같이 맞는 것이 아닌 막아줄 아군이 필요하다. 

직장에서 협업의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때는 바로 내 편이 되어줄 동료와 같이 일을 할 때이다. 사내 정치를 의미하는 내 편이 아니다. 어려운 업무를 성공시켰을 때 성공의 기쁘을 공유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그 기쁨을 더욱 크게 해 준다. 같이 일하면서 자신과 기쁨을 배로 느끼게 해 주고 힘든 업무를 같이 나누어 줄 수 있는 그런 내 편 같은 동료는 우리의 삭막한 직장 생활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이 되어줄 수 있다. 그러나 아무 관계도 아닌 서로 다른 취향의 사람들이 같은 곳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처음부터 친해지기는 어렵다. 

'바람 같은 마음을 내게 머물게 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바람 같은 그 마음도 자신을 진정으로 인정해 주는 사람 앞에서는 잠시라도 머물기 마련이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자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했다 우리가 인정할 만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줄 수 있는 마음의 크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는 우리의 동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역시 당연히 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동료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인정받을 수 있는 동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행동을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평소 예의 없고 인사도 잘 안 하는 안하무인의 태도를 가진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호감을 가질 만한 태도를 지니고 있다면 보통의 사람들은 우리에게 호감을 느낄 수 있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동료가 되고 싶은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고 다른 사람 같으면 놓칠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을 기억해 주면 좋다. 음식에 대한 취향이라던가, 좋아하는 분야, 업무에서 특히 신경 쓰는 작은 부분 같은 것을 기억했다가 놓치지 않고 상황에 맞게 응대해 준다면 우리가 동료로 삼고 싶은 그 사람은 우리의 동료가 되기 더 쉬울 수 있다.(때때로 호감형인 사람에게는 자연히 그렇게 될 수도 있다.)



스스럼없이 업무적인 대화가 가능한 동료는 필요하다.



보통은 호감을 얻기 위해 도움 주기를 자처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도움을 주기에 앞서 먼저 도움을 요청해보는 것도 관계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도움은 그의 힘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담이 적은 부분에서 지혜롭게 요청될 만한 수준의 것이어야 한다. 그렇게 받은 도움은 다음을 기약할 관계의 시작이 될 수 있고 그 역시 우리에게 준 도움으로 우리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의 도움에 예의 바르게 감사를 표시하는 것은 물론 기본이다.


만약 그에게 있는 기쁜 일은 같이 진심으로 기뻐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그의 기뻐할 만한 일을 질투하는 사람이 아님을 나타내 보여준다. 자신의 기쁨을 같이 나누어도 안심할 동료는 사실 별로 없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의 칭찬을 그의 귀에 들릴 수 있게 뒤에서 칭찬하는 방법도 있다.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너무 속보이게 앞에서 대놓고 하는 칭찬보다 뒤에서 하는 칭찬의 효과는 생각보다 더 크다. 우리가 동료로 인정하고 등 뒤를 맡길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할 만한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칭찬할 부분은 많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바로 그 부분을 칭찬하면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점점 우리의 사람으로, 동료로 가까워질 것이다.


직장은 자신만 혼자 돋보이는 연주를 하는 독주의 무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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