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의 대화
있는 그대로 듣자.
직장에서의 대화는 사적 대화와는 그 결이 다르다. 왜냐하면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와 대화하는 상대방, 즉 우리는 서로의 목적을 전달하고 달성하기 위해 대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상대방과 자신과는 다른 사람이기에 자신의 화법만으로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는 점이다.
직장에서 오해와 편견으로 인한 갈등은 '말' 한마디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최대한 자신의 화법이 아닌 객관적인 사실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화법을 사용해야 한다. 대화는 소통을 위한 것이다. 좋은 대화는 일을 순조롭게 만들어 준다. 좋은 대화는 직장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대화의 시작은 듣는 것부터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음으로써 상대를 더 잘 이해하게 될 수 있고 자신의 시야를 넓힐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들음으로써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자신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마련이다.
필기하며 듣는 것은 좋은 대화 자세이다.
듣기에서 알게 된 것, 핵심을 짚어 이야기를 진행해 나갈 수 있다. 그것이 중요성과 시급성에 맞는다면 먼저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핵심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질문을 통해 알아볼 수도 있다. 자신이 못 알아들은 것처럼 보일까 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서 확실히 하지 않으면 진짜 이해하지 못한 문제들을 떠안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자신이 분명히 핵심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실수도 줄일 수 있다. 직장에서 동료들과 하는 스몰 토크가 아닌 다음에야 모든 대화는 업무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업무적인 대화에 정확성이란 가장 필요한 덕목 중 하나이다. 정확성을 위해 기록 할 수도 있다. 나중에 기억이 희미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대화에서 의견차는 당연히 존재한다. 특히 업무회의 때 많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서로 의견이 다를 경우 목소리가 높아지거나 예민한 상황에서 평소와 다른 말투 때문에 오해를 하여 갈등이 심해질 수도 있다. 이때는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에 근거한 문제를 열거함으로 의견이 다름을 알릴 수 있다.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대안까지 제시해 봄으로써 반감을 줄일 수 있다. 물론, 받아들여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지만 적어도 이쪽에서는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음을 보임으로써 갈등의 불씨를 낮출 수 있다. 회의가 끝나거나 대화가 끝나고 나서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더라도 대화에 감사를 표시하거나 무례에(혹시 모를) 대한 사과를 함으로써 앙금을 남기지 않고 대화를 마칠 수 있다. 뒤끝이 긴 사람에게는 특히 대화의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명확한 상황이 아닐수록 대화는 필요하다. 흐린 물을 맑게 해야 물 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일지라도 자신의 집중력, 즉 자신의 마음을 혼탁하게 만드는 감정을 제외한 객관적인 사실만을 건져 핵심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상황이 좋고 결과도 좋고 협력도 잘 될 때면 그런 생각 안 하죠. 그런데 상황이 안 좋거나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갈등이 있거나 반대하는 사람이 있거나 실망한 때에 '내가 여자라, 한국인이라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도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말 아무 의미 없는 데서 '진의가 뭘까?' 고민하지 않으려고요. 기본적으로 상대가 무슨 말을 하면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너무 지나치게 의심하지 말고요. 상대의 말을 두, 세 번 곱씹으면서 괜히 넘겨짚지 마세요. 그건 정말 건강하지 않은 업무 습관인데 그 생각에 빠지는 게 너무 쉽습니다. 그런 마음의 덫에 빠지는 동료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강경화 전 장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