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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jebell Jan 26. 2023

화를 잘 내야 하는 이유

화가 나는데 화도 잘 내야 하다니!

화는 나쁜 것이 아니다. '희로애락'이라는 말속에 하나인 것처럼 그저 우리에게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 중 하나이다. 기쁨과 슬픔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듯 화를 표현하는 것이 부정적인 취급을 당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상황에서 내는 화는 우리를 보호해 주는 꼭 필요한 감정이다. 우리 사회에서 화를 부정적으로 취급하는 이유는 그것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다른 사람을 위협하고 조정하는데 더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목표와 잘못된 파업으로 쓰이는 화는 정말 '화'를 불러온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에게 불합리하고 억울한 상황에 놓일 때가 종종 있다. 화라도 시원하게 낼 수 있으면 속이 풀릴 것 같은데 직장인인 우리는 말 한마디 하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에서 당당하게 화 따위를 낼 수 있을 리가 없다. 


불교계의 영적 스승인 틱낫한 스님은 '화는 모든 불행의 근원이며,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화를 내보지도 못한 까닭에 풀린 적이 없으니 인생 역시 제대로 풀리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그러니 직장에서 화를 참기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너무 참다 보면 자신의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질 뿐만 아니라 우울한 감정에 매몰될 수 있다. 자신을 보호하는 기능으로서 화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경우이다 결국 자신의 가치에 대해 회의적으로 변한 사람은 모든 일에 무감각해지고 전혀 다른 곳(아마도 가족이나 자신보다 더 약자인 사람들)에서 화를 내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되는 순간 자기 자신에 대해 실망하고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 악순환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가 화를 내지 못하고 참는 이유는 화가 나는 상황에서 그냥 화를 냈을 때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할 피해가 우리에게 닥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우리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평소에 감정을 쓸데없이 내비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적절한 정도의 화를 전략적으로 내는 것은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우리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 화를 내야 할 상황에서 참기만 하는 것은 화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사람 취급받으며 오히려 자신의 배려가 우습게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봉인도 잠자리에 누워서 아까 하지 못했던 말들이 떠올라 울화병에 걸릴 수 있다. 


우리를 보호해야 할 상황이 왔을 때 우리는 화를 잘 낼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화를 내야만 하는 바로 그 순간,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능숙하게 조절하는 가운데 전략적으로 화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주변에서(특히 운전할 때)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한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이제까지 잘해왔던 것을 무너뜨리는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흔들기도 한다. 그리고 혹시 자신도 그럴 가능성에 더욱더 화를 참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특히 조직에서 조금만 참으면 될 일을 크게 만든다며 오히려 피해자인 우리가 화를 내야 할 당연한 상황에서도 일을 덮기에 급급해하기도 한다.


화를 내야 할 상황이라면, 그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라면 기회를 놓치지 말고 화를 내야 한다. 잘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같은 상황에서 화를 참아야만 할 수도 있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화가 나는 원인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이 '화'를 내야만 그것이 비로소 문제임을 모두에게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내는 화는 조직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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