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부서지는 맑은 햇살
햇살에 익어가는 눈부신 푸르름
간간이 생명을 다한 나무 기둥이 하늘을 바라며
아득히 빠져드는 구름 바다
능선 따라 끝없이 넘실대는 사람들 물결
스틱부리에 수 억 번 생채기를 입었어도
여태 꿈쩍 않는 너덜길.
천왕봉, 칠선봉, 연하봉, 노고단 굽이굽이 내달려
하늘의 소명을 다하는구나! 너.
백두의 정기를 한라까지,
아련히 드러나는 첩첩 능선의 실루엣은
태고의 어머니 품
나는 언제 꿈꾸었던가?
그 품의 따스한 숨결을.
길고 긴 인생 여정 깊은 시름
여기 쏟아지는 폭포수에 말끔히 씻어내고
한 발 한 발
너의 햇살 한 줌,
바람 한 자락,
싱그런 초록 한 장
구름 한 모금 가슴에 차곡차곡 채워
나는 오늘도 슬쩍슬쩍 그 날을 들여다 본다.
다시 하루를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