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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엘PD Sep 13. 2022

자기 부인

'날마다 십자가 따르는 삶'

아프면서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걷는 것과 손을 움직이는 ,
때로는 먹는 것까지도 말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자기 부인, 자기 부인은 뭘까? 나에게는 지금 휠체어 생활을 하고, 누워서 보내는 모든 시간들이 다 자기 부인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나답지 않다고 느끼지는 모습들' 그렇다면, 나다운 것은 어떤 것일까? 늘 자신 있고, 당당하고 아프지 않고, 커리우먼 같이 살아가던 나의 모습일까?

복음서를 보면서, 철저한 자기 부인은 "내려놓으라면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 또한 겟세마네에서 철저한 자기 부인의 길을 가셨다. 늘 그랬던 것처럼 기도하신 게 아니었다. 처음으로 하나님께 죽기까지 피하고 싶다고 말씀하셨고, 그것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피가 땀이 되기까지 피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셨다고 성경은 기록한다. 그러나, 마지막 "나의 원대로가 아닌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는 고백, 그 고백으로 예수님은 십자가의 대가를 치르셨다. 철저한 자기 부인, 날마다 십자가 지고 따르는 삶, 가끔은 엄청나게 크게 느껴져도, 나의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과 감동에 조금씩 순종할 때, 그것이 자기 부인, 십자기 지는 삶에 동참하고 참예하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야 정신이 돌아온 이유는 아마도 나의 나됨을 포기한 것 때문인 거 같다. 마치 원래 괜찮은 놈인 척했던 그 모습, 처음에 휠체어에 앉고, 다리를 내 손으로 들어 옮겨야 했을 때, 그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주님은 내 마음에 '다 괜찮다, 할 수 있다' 말씀해주셨다. 지금 이 상황이 나에게 왜 들이닥쳤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상황마저도 주님이 나에게 주신 것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며 나아갈 수 있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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