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보육교사들이 웃다가 울었다.
최근 지인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거 보셨어요?"
"이거 완전 00 선생님 이야긴데."
등등.
최근 코미디언 이수지 씨가 보육교사를 주제로 올린 영상이 많은 공감과 애환을 불러일으켜, 그걸 본 주변 보육교사들이 많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보육교사로 일했었고, 주변 지인들 중에도 교사는 물론 다양한 보육과 관련된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연락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자기랑 관련 없는 주제는 마음 편하게 웃으며 유머로 소비할 수 있지만,
자기랑 관련 있는 분야가 유머의 주제로 나오면
웃다가도 현실이 떠올라 무언가 슬퍼지나 봅니다.
많은 전 동료들이, 제 동기들이 재밌게 웃으면서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어제 처음으로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습니다.
이수지 씨가 지금까지 특정 직업이나 인간군상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시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정말 이번에 그걸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디에선가 한 명 정도는 보았던, 주변인에게서 한 번쯤은 들었던 이야기들이 거기에 다 녹아있더군요.
제가 근무한 어린이집은 사실 처우가 좋은 편인 대기업 직장 내 어린이집이라, 교사 대 아동비율도 그렇게 높지 않았습니다.
또, 부모님들끼리 모두 같은 회사 사람이고, 회사와 어린이집이 인접해 있는 만큼 평균적으로 친절하신 부모님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서도 이수지 씨의 영상에 나온
1. 아이가 예민하니 친환경 물티슈만 사용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말하는 부모
2. 아이가 성향이 조용하니 교실에서 시끄러운 아이들과는 좀 안 놀게 해 달라는 부모
3. 선생님의 작은 행동을 보고 우리 애를 싫어한다고 단정 짓기
이런 케이스는 제가 직접 겪었고 보았던 일들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거름망이 있는 직장 내 어린이집도 이런데, 민간 어린이집이나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서비스직에서 잠깐 보고 말 손님이 진상을 피우면 한번 무시하거나 그까짓 거 한번 받아주고 말지 할 수 있지만.
극단적으로 부모랑 트러블 일으키기 싫어하는,
심지어 정당한 사과요구조차 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대부분인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부모에게 찍히면 정말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겪게 됩니다.
주변 많은 선배 교사들이 심심치 않게 허위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거나, 오해를 당한 얘기를 해주던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정말 아이를 폭행하거나 인격모독을 하는 비인간적인 행위를 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겠지만.
연차를 썼다는 이유로. 다른 아이를 달래주다가 자기 아이를 더 못 봐줬다는 이유로. 억지로 트집을 잡아 괴롭히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수지 씨의 영상 댓글에 위와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신 분들이 많이 댓글을 남기는 것을 보았고,
그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공감받는 것을 보고 다행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번 영상을 시작으로 사회 분위기가 교사들도 부모님들도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