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못해요."
"난 할 수 없어요"
'난 안할래요."
"그런 것 안해도 되요. 나는."
아이들이 내뱉던 말은 대부분 이런 내용이었다.
의지도, 의욕도 찾아보기 힘들던 그 때.
무기력함과 낮아질대로 낮아진 자기효능감.
미래와 꿈에 대해 이야기 조차 시작할 수 없었던 아이들이었다
결국 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해볼만 한 기회조차 갖지 못했었다.
아버지는 집을 떠나고, 이로 인해 어머니는 충격을 받아 정신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나 밖에 없는 형은 자신만의 삶을 이끌어나기기에도 힘에 겨웠다.
결국 아이들은 방임(放任,neglected)상태에 놓여져 최고의 피해자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돌봄, 양육, 교육의 울타리를 벗어나 자기 마음대로 살아가기에 좋다고 느껴지는 자유 아니 아노미 상태를 즐기고 있었다.
"걱정되요. 앞으로 중학생이 되면..."
잔잔하지만 생명이 없다고 여겨지는 호수에 작은 돌맹이 하나를 던졌을 뿐이다.
다행이도 그 돌멩이이에 호수가 반응을 보였다.
파동이 일고 다시 생명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 걱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거야!"
영문이는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나를 보고 있었다.
내 등 뒤로 쏟아져내리는 햇살은 영문이의 눈가를 촉촉하게 적신 눈물을 더욱 빛나게 비추고 있다.
철석이의 얼굴은 화사한 표정 그 자체였다.
"걱정스러워요." 라고 말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희망이 깊게 서려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도 너희들을 혼자있게 만들지않을꺼야."
이 말에 "그럼 어떻게?"라고 아이들이 반응한다.
"복지관과 주민자치센터에서 너희들의 학습과 식사 등을 지원해주기로 했어."
아이들을 화들짝 놀라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있어.
진작 해야하는 사람은 너희들 자신이야.
선생님이 아무리 훌륭해도 하기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을 줄 수 없어.
스스로 하려는 사람에게는 큰 지지가 될꺼야.
그리고 게임을 많이 줄이고. 알았니.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도 생각해 봐"
아이들은 "네 알겠습니다."하고 큰 소리로 대답한다.
"참 "게임"을 영어로 뭐라고 하지?"
아이들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본다.
철석이는 대답한다.
"그거 한글 아니에요?"
그러자 영문이가 큰 목소리로 말한다.
"선생님께서 몰라서 묻는 거죠?
철석아 우리가 가르쳐드리자!"
모두 배꼽을 잡고 크게 웃었다.
보름정도 지나서 이들은 내 곁을 떠났다.
벌써 중3이 되었겠구나.
시간 참 빠르게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