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영어로 뭐라고 하지!(2)

학교에서는 잠을, 집에서는 게임을

"네 이름은 뭐니?"

"저는 철석이구요, 얘는...."

"네 이름은 철석이구나.. 그리고 너의 이름은 네가 직접 말해줄 수 있겠니?"

"네 저는 영문이에요. 우리 둘은 가까운 친구사이에요."

둘은 하얀 피부를 가진 것과 미소를 머금은 눈썹까지 많이 닮았다.

"그런데 아까 알파벳(alphabet)을 모른다고 했니? 지금 몇학년인데?"

둘은 서로 얼굴을 보면서 크게 말한다.

"우리는 6학년이에요."

그럴 것 같았다. 중학생은 아니고 체격이 큰 것을 보니 모르긴 몰라도 6학년은 되어 보였다.

학교에서 영어를 3학년부터 배우기 시작할하겠지.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 이전에 영어 알파벳 정도는 가르치지 않을까?

그런데 6학년이나 되었는데 왜 알파벳을 모른다고 할까?

"아니 너희들 학교에서 영어 배운 적이 없니?"

철석이가 나서서 "우리 영어 배운 적이 없어요."라고 말한다.

"아니 매일 학교에 갈 것이고, 3학년부터 영어 수업이 있는데."

영문이는 "학교는 다니기만 했어요. 배운 것은 없어요."

나는 요사이 초등학교 분위기를 알고 싶었다.

"학교생활은 어떠했니?"

영문이는 아주 해맑은 표정으로 대답한다.

"학교에 가자 마자 책상에 엎드려서 자요. 애들이 깨우면 점심 식사시간이구요.

점심먹고 또 자요. 그리고 애들이 깨우면 집에 갈 시간이에요."

철석이도 배시시 웃으면서 "우리 늘 그래요."라고 맞장구를 친다.


책상에 엎드러서 잠을 청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쩌다 한 번 그럴 수 있겠지만, 어떻게 매일 그리할 수 있을까?

"아니 너희들 그렇게 잠을 자는데 불편하지 않아?"

두 아이는 이구동성으로 대답한다.

"하나도 불편하지 않아요. 하루 이틀도 아닌데요."

"아니 수업시간에도..... 선생님은 말씀하지 않으시냐?"

"네 선생님은 우리가 잠을 자도 아무 말씀 하지 않으세요.

늘 우리는 잠자는 아이로만 알고 계실거예요."


아이들의 말을 통해서 교실 분위기를 조금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이 소위 "열린 교실"이라는 정책이 전개되는 작은 공간이라는 것을.

아동의 인권은 학교에서 학습권을 보장하는 방향이 아니라 아동이 원하는대로 방치하는 것임을.


"그런데.. 철석이와 영문아.... 이제 곧 중학생이 된다.

그러면 영어는 잘 하지 못해도.. 조금은 할 수 있어야 해.

그리고 중학교에 가서도 수업시간에 그런식으로 잠을 자는 것이 가능할까?

중학교 지나면 곧 고등학교.. 조금 있으면 성인이 될 텐데..."


두 아이는 내 말에 전혀 집중하지 않고 있었다.

"이게 무슨 소리이지?" 하는 표정을 하고 초점없는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참 학교에서 그렇게 잠을 자면... 집에서는 무엇을 하니?

설마 집에서도 또 잠을 자는 것은 아니겠지?"


내 말을 들은 아이들은 크게 웃으면서 말한다.

"선생님! 집에서는요..... 집에서는 게임을 해요. 잠이 안와서요

밤새도록 게임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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