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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는 것은(2)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하는 예수 스토리

<회당장 야이로와

 열두해 혈루증 앓는 여인-2>

지난 18년간 이 여인이

어떠한 삶을 살아왔을까?

단지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의료인들이

이 여인을 괴롭혔다.


이 여인은

원인도 알 수 없는 질병 뿐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차별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왔다.


온 사회가

이 여인에게서 자유를 빼앗았고,

열린 감옥생활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 여인은

 인간으로서 단순한 삶을

누릴 수 없었다.

바로 이것이 사회적 장애요,

이러한 장애는 철폐되어야 한다.


나는

내 앞에 나아와 당당하게 고백하는

- 비록 떨리는 음성이었지만 –

여인을 축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딸아.

  그대의 믿음이

  그대를 구원한 것이오.

  이제 평안히 가시오

  잘 사시오.”     


지금 나는

사회에서 불결하다고

규정했던 처지에 놓인 

여인의 고백을

회당장과 함께 듣고 있었다.


이 그림이 얼마나 대조적인가?     


사회적으로 그려보면,

당당한 유대인 회당장,

그를 따르며 함께 하는 사람들,


그러나

자신을 앞으로 내세울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불결한 여인.

그리고 제자들.     


나는

당당하고 건강하게

내 곁을 떠나 걷고 있는

여인의 뒷 모습을 보면 

회당장의 집으로 향했다.     

회당장 집 앞에 다다르게 되었을 때,

회당장 집에서 사람들이 나왔다.

그들은

눈물을 가득 쏟고

큰 소리로 울면서 말한다.


안타깝게 되었습니다.

  이를 어쩌지요.

  방금 따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 이분과 함께

 집으로 들어오는 번거러운 일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회당장은 얼굴을 떨구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어디론가 시선을 향했다.


열두해 혈루증을 앓고 있던

여인의 뒷 모습을.


그는 속으로

중얼거리는 것 같았다.

저 하찮은 여자만 아니었다면,

 저 여자가 우리의 앞길을

  방해하지 않았다면,

 내 딸이 죽지 않았을텐데...

 다 저 여자 때문이야.”


그의 입술에는 절규가 가득했다.     

나는 그의 마음을 읽었다.

그의 심정을 이해했다.


나는 회당장에게 말했다.

두려워하지 마시오.  

  믿기만 하시오.

  그리하면 그대의 딸이

  구원을 받을 것이오.”     


 나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바깥에 있으라고 했다.

단 베드로, 요한, 야고보와

회당장 부부만을 데리고

 야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집 바깥에서는

아이의 죽음으로 인하여

대성통곡(大声痛哭)하는 소리가

집 전체에 전해지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한 마디 말을 했다.

왜 이리 떠들면서 울고 있는가?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을 뿐인데. 

  모두 조용하세요.”


사람들은 당황한 듯이

울음을 멈추고 순간

정적(静寂)을 맴돌았다.

일부 사람들은

 “우리 두 눈으로

  아이가 죽은 보고 확인까지 했는데

 도데체 뭐라고 그러는거야?”하며

수군수군하며 나를 비웃었다.     


나는 집으로 다시 들아갔다.

나는 소녀의 손을 잡았다.

달리다굼

(Talitha koum!,

“ταλιθα κουμι”)하고 외쳤다.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하니

  자리에서 일어나라!”


이 소리를 듣고

소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걸었다.

그녀는

부모인 회당장 부부 품안겼다.


회당장 부부는 놀랍기고 하고,

반갑기도 한 표정으로

외동딸 아이를 가슴에 안았다.

나는 조용히 이야기했다.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시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리지 마시오.”    

 

나와 제자들은 그 집을 나섰다.

과연 회당장이 내 말대로 할까?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그 딸이 죽은 줄로 알았는데

이제 살아서 거리를 다니게 되었지.


회당장 부부와 딸,

그리고 현장에 있던 수많은 무리들이

무슨 수로 자신의 입을 막고 있겠는가?

이제 또 내 소문은

 유대땅 전역으로 펴져나가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나는

건강을 회복한 여인과

자리에서 일어난 소녀의 밝은 표정을

생각하면서 길을 나섰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리라.

행복이 가득한

나의 얼굴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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