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믿는다는 것은 (1)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하는 예수 스토리

<회당장 야이로와

 열두해 혈루증 앓는 여인-1>

나는 이동하여

갈릴리 바다 건너편으로 이동했다.

이 때

회당을 관리하는 사람

야이로(Jairus, ιαειρος)라는

사람이 내게 다가왔다.


그의 얼굴은

매우 심각하고

다급한 표정이었다.

웃음기는커녕,

반갑게 인사하는 것 조차

서두르는 느낌이었다.

그의 직함은

회당장(會堂長 ,

 ruler of synagogue)이라고 한다.

회당장 지위라면

회당 안에서 시행되는

많은 일들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공적인 예배,

회당의 기물들,

율법을 강론하는 사람들을

총괄하는 꽤 높은 사람이다.

소위 장로(長老)에 해당하는

 정통적인 유대인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급히 나를 찾은 것은

중대한 일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는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간곡히 요청한다.

“저에게 어린 딸이 하나 있습니다.

 외동딸입니다.  

 지금 죽게 되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저희 집에 오셔서 안수해주시면

 제 딸이 나을 것입니다.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흔쾌히 허락했다.     

자신의 신분과 처지를 다 내려놓고

나를 찾은 것 자체만으로도

그는 멋진 아버지이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에게 달려오니

내가 그에게로 가는 것이 마땅하다.   

  

내가 야이로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 함께 한 일행들을

에워싸고 동행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에워쌓는지

나는 이리 밀리고

또 저리 밀리면서

걸어갔다.


내 힘만으로

나의 발걸음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무리들이 많았다.   

  

순간,

나의 몸에서 능력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나는 즉시 알게되었다.

 한 여인이 내 옷을 만졌다는 사실을.

내가 짐작하기로

그녀는

 “나는 매우 아픕니다.”라는 말을

 내 앞에서 말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여인이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고백을 듣기를 원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지만,

나는 뒤를 돌아보면서 큰소리로 말했다.


누가 나의 옷을 만졌는가?”

내 말에

베드로가 앞으로 나서서 대답한다.

“선생님,

지금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입니다.

선생님의 옷을 누군가 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나는 다시 말했다.

“내 옷을 만진 사람이 분명히 있소.

  단지 옷을 만졌다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

 능력이 나갔다는 말이오.”

제자들을 비롯해서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수군수군거린다.

“능력이 나갔다고?  

  아니 우리 몸을 밀치고

  옷에 손과 몸이 닿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니야?

  이런 와중에

   어떻게 몸에 부딪치지 않고

  다닐 수 있겠어!”     

바로 그때,

한 여인이 내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온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표정,

  그러나 그녀에게 일어난 일에 대하여

 확신이 있어 보였다.

“용서하여 주세요.

  저는 열두해 동안

 혈루증이란 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이 병을 고치기 위해서

 많은 의사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내 돈을 다 받았으면서

 나를 치유하지 못했습니다.

 도리어 나를 불결한 여자 취급하면서

  조롱하고 비난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얼굴을 내밀고

  거리를 다닐 수 없었습니다.

  마침 선생님께서 오신다는

  소문을 듣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렇지만,

  불결한 저의 모습을

  선생님과 사람들 앞에

  내 보일 수 없었습니다.

   저는 단순히 생각했습니다.

   죽은 자도 살리고,

   귀신 들린 자도 살리신 분이라면,

   선생님의 옷을 만지기만 해도

   나는 건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

   선생님의 옷을 만져도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올바르게 믿은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옷을 만지는 순간,

    저의 몸이 깨끗해졌습니다.

    선생님께서 저를 찾으셨읍니다.

   저는 건강해진 몸으로

    아무도 몰래 집으로

    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음성을

   거듭해서 듣는 순간

    발걸음을 돌이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생님.

    제가 잘못한 일이 있다면

    용서해 주세요.”

이 여인이 구구절절 하는 말을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똑똑히 들었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지금"과 친구로 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