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돌고 있어요!"
옆집 아해가 소리쳤어요.
"너는 왜 뚱딴지같은 소리를
내뱉고 있니?"
마당을 쓸고 있던
앞집 아주머니가
아해가 내뱉은 말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씀했지요.
"보세요. 지구가 돌고 있잖아요?
하늘을 보세요.
이 아침에도 하늘에 달이 떴어요."
오늘 아침.
하늘은 유난히도 짙푸르다.
빌딩 숲 사이 푸른 하늘 한가운데
보름을 지나 사그러드는
하현달이 하얗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흠 이제 우리 동네를
떠나려는가보다."
아주머니와 아해는
허리를 뒤로 젖힌 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있었다.
"참이네. 그래. 달이....
이동하고 있네. 달이..."
갑자기 아해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이 추워.
엊그제까지 무지 덥다고
사하라 사막 한 가운데 있는 것 같다고 불평했는데.
비가 지나간 오늘
왜 이리 춥지요? 아후 추워!!!"
그러자 아주머니 빗자루 던지며
말 한마디 툭하고 내뱉으며
집으로 들어가신다.
"지구가 돌아서 그래.
지구가 미쳐서 말이야!!!!!"
아이구 춥지요?
가을이 옷소매 깊이 들어왔네요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