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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관 형님을 떠나보내며

나도 상행선 티켓 있어요

송대관 형님이
주님 곁으로 갔다.

갑자기 형님이 부르던
노랫말이 생각이 나서
내 입술에서 흥얼거리고
있다.

"차표 한 장 손에 들고
떠나야 하네.
예정(豫定)된 시간표대로
떠나야 하네.
나는 상행선(上行線)
너는 하행선(下行線)
사랑했지만 갈 길이 달랐다.
이별(離別)의 시간표대로
떠나야 했다."

그렇다.

나의 시간표는
어떻게 정해졌을까?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지만
매순간 초침(秒針)이 돌아가는 대로
그 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그 때"를 맞이하게 되면
마치 전혀 기대하지 않은 것 처럼
아니 나에게만은
"그 때"가 오지않으리라고
다짐했다는 듯이
화들짝 놀라게되는 것은 아닐까?

송대관 형님의 노랫말 처럼
아니 내 곁을 떠난
수많은 지인(知人)들과 같이
"예정(predestination)된"대로
나도 떠나가게 될 것이다.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칠십(70)이다.

요새 많은 어르신들을 보면
병원(病院)과 친해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하면
"고혈압(高血壓), 당뇨(糖尿)"는
기본이고,
"척추질환, 관절, 치매 등"이
공통주제가 되고 있다.
조금 심하면
"시력, 청력 등"도 한몫한다.

아침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한강고수부지를 다니면
뇌졸중(腦猝中)을 겪으며
손지팡이 하나 짚고
힘겹게 한걸음 한걸음
발을 옮기는 이들을
자주 보게 된다.

이즈음 내머리 속에는
이런 물음이 튀어나온다.
"병원과 벗하는 노년기보다는
그때가 더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도하는 것이 낫지않을까?"

하여튼
송대관 형님이
자못 부러워지는 오늘이다.

형님!
이 땅에서는
직접 얼굴을 뵙지 못했지만
곧 주님과 함께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뵙지요.

예정된 시각에 찾아뵙겠습니다.
저도 상행선(上行線)티켓
가지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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