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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또 소아마비!!!

아버지는 심하게 놀라셨다.

당시 소아마비로 인해 걸을 수 없는

아이들이 매우 많았다.

그래서 아버지는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두세차례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려온 말 한마디

"소아마비!" 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사실 큰아들도 소아마비에 걸렸다가

간신히 90%회복했던 아찔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사십대 초반에 얻은

막내아들에게 또 소아마비라니

이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니 아버지, 어머니가 받은 충격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었다.


이후로 나는 앉아서 생활하는 것이

숙명(宿命)이 되었다.

모든 사람이

잠시도 발을 땅에서 분리된 채

살아갈 수 없지만

나는 궁둥이를 땅과 하나되어 살아가야 했다.

물론 어떤 사람은 온 몸을 땅과 하나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숙명을 품고 살아간다.


가끔 나자신에게 묻는다.

"걷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뛴다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누구에게는 일상으로 경험하는 평범한 일이

나에게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기적이 된다.


"얘야 급하다 빨리 뛰어

버스 놓친다."

"얘야 너무 뛰지 마라

천천히 걸어라. 다치겠다."


나는 이웃집 아주머니가 내뱉는 말에

부러움을 담는다.


"빨리 뛰어"

"얘야 천천히 걸어라."


단순한 부러움이 아니다.

동경을 넘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외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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