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타일은 내가 결정할꺼에요(4)

낯선 이방인

엄마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

아빠가 돌아가신지 1년밖에 되지않았는데.


"엄마가 새남자친구를 며칠 뒤에 소개해줄꺼야

놀라지마라."


우리의 의사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통로였다.

우리가 태어났을 때,

우리가 엄마 아빠를 만나는 일에는

우리의 선택이나 뜻이 필요없었지.

이 일은 숙명적인 만남이다.


하지만 새아빠를 만나는 일은 숙명적인 만남과 다른 것이다,

단지 엄마에게 새남자친구가 생기는 것을 넘어 우리에게 '아빠'가 생기는 일이다.

그런데 엄마는 우리의 의사(意思)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더 기겁할 일이 생겼다.

며칠 두 엄마가 데리고 온 남자친구는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었다.

생김새가 우리와 전혀 달랐다.

단지 외국인이 아니라 매우 낯선 이방인이었다.


"인사드려라. 엄마의 남지친구야."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방가워.... 자...ㄹ 지내....보...자"

막내 예원이가 솔직하게 물어보았다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예원이의 직설적이고 당돌한 질문에 엄마는 당황했다.

"외국사람이야"


예성이 언니는 기가막히다는 듯이 문을 쾅 닫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나도 어이가 없었다.


엄마는 우연히 이 분을 만났다.

말도 재대로 통하지 않는 낯선 이방인으로 보면서 엄마는 당황했다.

그렇지만 엄마에게 자주 친절을 베풀고 다가오는 이 분에게 의지하고픈 마음을 갖게되었다.

후에 알고 보니 이분은 불법체류자였다.

한국에서 일하다가 본국으로 들어가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연약하고 힘들어하는 엄마를 발견하고 접근한 것이다.

이 아저씨는 갈 곳이 없었다.

하지만 엄마는 이 분을 집을 데리고 들어와 살림을 시작한 것이다.


아빠와 함께 지내던 방에서 엄마는 이 낯선 사람과 함께 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미칠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 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예성이 언니는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조용히 학교만 왔다 갔다했다.

예성이 언이, 예원이 사이에 끼어서 나는 몸 둘 바를 몰랐다.


엄마의 남자친구가 들어와서 달라진 것은 이것 뿐이 아니었다.

엄마와 함께 온 그분의 종교는 무슬림이었다.

엄마는 종교까지 바꾼 것 같았다.


우리 집에는 너무나 다른 공기가 채워지고 있었다.


엄마는 하지도 않던 일을 그분을 따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슬림 종교의식을 하고 있는 엄마를 보았다.


서서히 더욱 침울한 분위기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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