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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Dec 02. 2022

띠리링 띵띵~ 알람이 울리셨나요?

잠시만요! 3분만요!


글을 발행하고 나면 반드시 문맥이 이상한 것이 보인다.

이것을 바로 자기 객관화라고 하는 것인가.


분명 어마 무시한 발행을 누르기 전 읽고 또 읽고 지루해질 만큼 읽고 또 읽어 고치고 또 고치고 아니 고친 것이 없건만 이 무슨 도깨비장난도 아니고 발행을 해야만 보이는 이 문맥의 어색함은 어찌해야 하는 것이냐.


참말로 팔짝 뛰고 돌아버릴 지경이다.

정말 단전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대환장 감탄사를 내뱉게 되는 것이다.


장난치듯 친구들한테 톡을 보내는 것도 아니고

훌륭하신 작가님들 모셔놓고 되도 않은 글을 올리는 거면 글이 재미있고 안 재미있고를 떠나 최소 문맥은 맞아야 할 것 아니냐. <-- 제가 저한테 하는 말입니다. 괜히 찔려 하지들 마시옵소서.


아... 최근에도 글 하나 올리고 나서 발행 후 5군데나 고치는 나를 발견한 적이 있다.

최근이 무어냐...

아주 예전 글도 한 번씩 보고 오잉? 하며 바로 연필 모양을 딸깍 눌러 고치기도 한다.

퇴고의 무한반복.

뫼비우스의 띠는 호옥시 퇴고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말은 아니었을까 사고를 확장해본다.


분명 외울 정도로 읽고 또 읽었는데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독자님들 제 글 알람이 울리면 딱 3분 동안만 컵라면을 끓이시든가, 커피 한잔 타시든가 잠시만 기다려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아. 요새 깜빡깜빡하셔서 그렇게 하다간 "내가 뭘 할라고 했지?!" 하면서 글 읽는 걸 깜빡하신다고요?

하아... 그럼 안 되는데...


네에... 그럼 그냥 발행 전 저의 글 마르고 닳도록 읽고 또 읽고, 고치고 또 고치고 골백번 고쳐서 최종적으로 발행 버튼을 누르도록 하겠습니다.

ㅠ.ㅠ

흐규규...





다음은 뜬금없이 구독자님께 드리는 제 편지글입니다.


To. 구독자 여러분


제일 1등으로 달려와 읽으시는 우리 어여쁜 구독자님~~

네네 지금 읽고 계신 예쁘고 멋진 님이요~~ 제 처음 글은 쑤레귀입니다. ㅜ 그러니, 어~ 문장이 비문에다가 문맥이 뭔가 안 맞는데? 하시는 분은...  읽으시고 음... 루시아 안 되겠네에~~ 하고 그냥 매정히 뒤돌아 가지 마시고 10분 후 다시 들르시면, 조금 더 읽기 편한 글을 만나실 수가 있습니다. ㅠ

호수를 떠다니는 우아한 백조의, 수면 아래는 너무 빨라 보이지 않는 백조 다리처럼 제 손가락 또한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로 문맥을 손 본 이후니 말입니다.


하아...

이것이 온라인이니 망정이지, 나올 꿈은 꾸지도 못하지만 만일 책이었다면 (1억 분의 1, 1조 분의 1 확률이겠지요...) 맨날 갈아엎고 또 엎고 또 엎고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엉망진창 이런 글도 오셔서 봐주심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고치고 또 고치고 일백 번 고쳐 죽어(?)

를 자꾸 언급했더니 갑자기 제대로 된 단심가가 읽고 싶어 졌습니다.

읽고 싶으면 가져오면 되지요.

마무리가 어색하여 가져온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단심가

                                                 정몽주


            此身死了死了(차신사료사료)

          이 몸이 죽고 죽어  

            一百番更死了(일백번갱사료)

          일백 번 고쳐죽어  

            白骨爲塵土 (백골위진토)

          백골이 진토 되어  

            魂魄有也無 (혼백유야무)

          넋이라도 있고 없고  

            向主一片丹心(향주일편단심)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寧有改理與之(영유개리여지)

          가실 줄이 있으랴





완벽한 퇴고를 향하여

오늘도 열두 번

수정에 수정 작업을 거듭하시는

작가님들의

잔잔히 떨리는 양 어깨와

일하는 열 손가락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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