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밟지는 말아요.
브런치를 유영하다가 글 하나하나가 마음에 깊이 들어오는 작가님을 만나 그동안 써 놓으신 글들을 열심히 읽게 되었다. 마냥 맘 편히 읽을 수만은 없는 주제의, 기존에 쓰신 글들을 주욱 읽어 가던 중 고부간의 이야기도 보게 되었는데 '그래 맞아. 아들만 최고로 여기던 그 시절에는 며느리들이 그런 수모를 겪었다지, 어찌 살았을까. 딸을 낳고 싶어 낳은 게 아니라 삼신할미가 점지한 대로, 황새가 물어다 주는 대로 낳았을 뿐이었는데 또 딸이냐~?라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하는 속엣말을 하면서 나도 그 시대의 며느리가 된 것처럼 스멀스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글은 해피엔딩이었을까 쏘쏘엔딩이었을까.
딸 셋을 낳고 결국은 아들을 낳았지만 역시나 해결되지 않는 고부갈등의 골을 보고 있다 하시면서 글은 마무리되었다. '당장 지구 종말이 온다 해도 고부갈등이란 단어는 없어지지 않을 거야.' 하는 분한 마음으로 본글에 달린 댓글을 또 주욱 읽어 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글도 잘 쓰시고 감성도 여리여리 보들보들하신 브런치언들이라 따뜻한 마음 한가득 듬뿍 담아 작가님을 응원한다.
*나도 그랬어요~~
*남자도 어찌 보면 피해자예요~~
*저도 딸을 여럿 낳았아요~~
등등 안타까운 자신의 속사정과 함께 위로의 말들을 건네는 모습을 보고는 난 그 글을 직접 쓴 당사자도 아니면서 대신 위로를 받았다.
글을 읽고 이제 다른 글로 한 번 움직여볼까 하며 창을 닫으려고 우측 상단 X를 누르려는데 앗!!!
어처구니없는 댓글 하나가...
내 눈을 잡아끈다.
몇십 년대 사람인데 딸 낳으면 죄인이다 이런 말을 쓰느냐. 왜 자꾸 이런 글이 올라오는지 모르겠다. 난 전혀 공감이 안된다......
... 본인이 겪어 보지 않은 일이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공격을 하다니...!
힘들고 아픈 과거지만 쓰라린 마음을 부여잡고 겨우 밖으로 끄집어내어 글을 쓴 작가님에게 이게 도대체 가능한 말인가 내 눈을 의심했다. 내 어쭙잖은 문해력이 혹시나 또 발휘가 안 되는 중인가 싶어 이렇게도 읽어보고 저렇게 읽어보아도 여지가 없다. ㅜ 저 댓글은 1차원적 해석만 하면 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더 활성화된 시대를 사는 우리들.
여길 가나 저길 가나 생각 없이 내뱉은 한 마디에 찔리고 상처를 입어서 아픈 사람이 너무도 많다.
내가 쓰면 그런 댓글쯤 조금 희석이 되지 않을까 싶어 몇 글자 써보았다.
하아... 정말 그 당시는 왜들 그랬던 걸까요...
저희 엄마도 딸 둘을 낳고 시어머니 등쌀에 못 이겨
겨우
셋째는
아들을 낳으셨답니다.
네...
저는 그 쓰잘데없는 둘째 딸이구요.^^;;
힘내세요~ 작가님~!
라고 썼는데 등록은 못했다...
이미 댓글 쓰기 차단이 되어 있는...
에효... 속 많이 상하셨을 작가님.
"민들레" 노래 듣고 훌훌 털어버리시길...
힘내세요~~~
작가님을 응원하는 사람이 훨~~~ 씬 더 많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