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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Dec 15. 2022

미친년 널 뛰듯

높게 더 높게

언행불일치를 너무나 싫어한다. 

아무리 "글의 나"와 "평상시의 나"가 정확히 100퍼센트 똑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결은 비슷하게 가야 하거늘.

평상시 카톡 하거나 말할 땐 

입만 열면 육두문자가 쉬지 않고 나오면서 



글은 유수같이 고치고 다듬어

정제하여 나온 글의 결과물과 너무 심하게 다를 때는

그 사람이 이 사람이라고? 

에이~ 잘못 본 거겠지!

하며 부정을 하며

썩소를 짓고 

한껏 비웃어 주고 싶을 때가 있다. 

가면 벗어~! 이뇬아~! 이러면서~



한데 그리 싫어하는 언행불일치를 내가 하고 있었네?

너무 힘들게 살 필요 없다며 대충대충 살자 했다가

어떻게 태어난 세상인데 열심히 살자 했다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 

싸이도 아니면서 왔다 갔다 했다.


미친년 널 뛰듯 

천방지축 까불고 다녔다. 


뭐 이 정도는 양반이지. 

어떤 날은 정신이 가출했는지

친한 지인 언니랑 카톡 하다가 


언니 저 싫져? 


했다가 

그 대사를 심심할 새 없이 요새 고스란히 돌려받는 중이다. 

카톡 대화 중 

살짝 대화가 끊겨 정적이 흐르거나

살짝 나의 실수가 언뜻 보이거나 그러면

똑같은 대사가 나의 심장에 비수처럼 날아와 꽂힌다.


"동상~! 나 싫지?"


쿨하신 언니님은 억하심정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재미지자고 하는 대사라는 걸 익히 알고는 있지만

...

괴롭다. 

언제쯤 그 대사가 그 언니의 뇌리에서 잊혀지고 

나도 잊고 같은 방 다른 지인도 

잊을 수 있을지...

괴상한 질문을 한 그때의 나를 정말 용서하고 싶지 않다. 


이쯤에서 


이 구역에 미췬 뇬은 나야~~~~~

하고 외쳐야 할 성싶다. 으흐흐흐




글을 정성 들여 쓸 줄 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다. 


그림 그리는 화가들도 항상 작품만 그리는 건 아니지 않나? 

가끔 개구지게 그리기도 하고 

쌩뚱맞게 이상한 장난을 치기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 내가 딱 그렇다. 

카타르시스를 느끼면 끝인 거지~

뭐 있나~ 인생~

죽으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뭐 어쨌든

오늘도 널을 뛴다. 

이런 날이 또 언제 올지 모르니 

항~~~ 시 미리미리

해바라기 꽃을 하나쯤 장만해 둬야겠다. 

귀에 턱~! 꽂고 

널을 뛰어야겠다. 

높이 더 높이~~~

유후~~~




<널뛰기 묘기> 재밌어 보인다고 함부로 따라 하시면 큰 일 날껄요?  출처. mm7209님의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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