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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Dec 21. 2022

"작가의 서랍" 안의 글들의 대화

구슬이 서 말이나 있음 뭐 해~

찬란한 글들

오색찬란한 글들이

작가의 서랍 안에 들어가 있어요.

글 소재가 떠오를 때마다

잊어 먹지 않으려 끄적여둔 글들

제목만 떨렁 써둔 글도 있고

제목도 없이 단어 몇 개 주르륵 메모했지만

당당히 서랍 한 칸을 차지한 아이도 있지요.

지금 당장은 완벽한 글이 될 순 없지만

언젠간

좋은 글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한 때 마음을 울린 문장들이 서랍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서랍 안의 글들은

이제나 꺼내주려나

저제나 꺼내주려나

자기네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아요.



야야~~ 거기 일상~~

이번에는 너 아니고 나야.

환경 매거진을 새로 만든 걸 보니

이번엔 지구환경을 다룬 이 몸이 1등으로 나갈걸?


아냐~ 아냐~ 무슨 쏘리~~

간 보느라고 대충 만든 거지,

환경 넌 무슨 김칫국을 그렇게 사발째 드링킹이니?

기존 매거진에 충실하려면 이번엔 내 차례라구~~

뭐니 뭐니 해도 사람들은 일상글을 더 재밌어 한다구우~~


아니야~ 아니야~ 둘 다 아냐~

우리 작가님은 쫌 엉뚱한 구석이 많아서

이번에도 나~! 엉뚱발랄이가 먼저 나갈 것 같은데??


하며 이번엔 누구보다 자기 차례라며

자기가 먼저 나갈 거라고

장담을 하다가

결국


서랍에 없는 제일 신삥이 태어나고

잔뜩 기대를 하고 있던

서랍 안의 글들은

저마다 한숨을 내뱉으며

아쉬움을 토로하지요.


그때였어요~!


저~~~~ 안쪽

스크롤과 싸워 이겨

결국 스크롤의 자애로움이

닿지 않게 된 그곳

손도 닿지 않는 그곳에서 동굴소리가 울려 퍼져요.


글 할아버지가 쿨럭쿨럭 한마디를 해요.


나는 뭐 세상 밖으로 나가긴 이미 틀렸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너무 식상해졌고

나가봤자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가 될 뿐이거든.

작가양반이 그저 날

나란 존재가 있었음을

나를 잊지 않기만 바랄 뿐이네.

삭제되지만 않길

매일 기도한다오.








서랍 안의 글들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난 이들의 탄생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열심히 한글구슬들을 조심조심 꿰어가고 있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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