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서랍" 안의 글들의 대화
구슬이 서 말이나 있음 뭐 해~
찬란한 글들
오색찬란한 글들이
작가의 서랍 안에 들어가 있어요.
글 소재가 떠오를 때마다
잊어 먹지 않으려 끄적여둔 글들
제목만 떨렁 써둔 글도 있고
제목도 없이 단어 몇 개 주르륵 메모했지만
당당히 서랍 한 칸을 차지한 아이도 있지요.
지금 당장은 완벽한 글이 될 순 없지만
언젠간
좋은 글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한 때 마음을 울린 문장들이 서랍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서랍 안의 글들은
이제나 꺼내주려나
저제나 꺼내주려나
자기네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아요.
야야~~ 거기 일상~~
이번에는 너 아니고 나야.
환경 매거진을 새로 만든 걸 보니
이번엔 지구환경을 다룬 이 몸이 1등으로 나갈걸?
아냐~ 아냐~ 무슨 쏘리~~
간 보느라고 대충 만든 거지,
환경 넌 무슨 김칫국을 그렇게 사발째 드링킹이니?
기존 매거진에 충실하려면 이번엔 내 차례라구~~
뭐니 뭐니 해도 사람들은 일상글을 더 재밌어 한다구우~~
아니야~ 아니야~ 둘 다 아냐~
우리 작가님은 쫌 엉뚱한 구석이 많아서
이번에도 나~! 엉뚱발랄이가 먼저 나갈 것 같은데??
하며 이번엔 누구보다 자기 차례라며
자기가 먼저 나갈 거라고
장담을 하다가
결국
서랍에 없는 제일 신삥이 태어나고
잔뜩 기대를 하고 있던
서랍 안의 글들은
저마다 한숨을 내뱉으며
아쉬움을 토로하지요.
그때였어요~!
저~~~~ 안쪽
스크롤과 싸워 이겨
결국 스크롤의 자애로움이
닿지 않게 된 그곳
손도 닿지 않는 그곳에서 동굴소리가 울려 퍼져요.
글 할아버지가 쿨럭쿨럭 한마디를 해요.
나는 뭐 세상 밖으로 나가긴 이미 틀렸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너무 식상해졌고
나가봤자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가 될 뿐이거든.
작가양반이 그저 날
나란 존재가 있었음을
나를 잊지 않기만 바랄 뿐이네.
삭제되지만 않길
매일 기도한다오.
서랍 안의 글들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난 이들의 탄생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열심히 한글구슬들을 조심조심 꿰어가고 있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