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시아 Jan 23. 2023

구독 사냥꾼

엉금엉금 기어서 가자.

구독 사냥꾼이 떴다.

모두 자세를 낮춰~!

그들의 레이더에 발각되면 안 돼!

살금살금 발소리는 최대한 나지 않도록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걸어야 해.

잠시 숨을 멈춰도 좋아.

손수건으로 눈을 가린 상대가

팔을 뻗을 땐

미리 숨을 흠뻑 마신 후

들키지 않게 조금씩 내뱉으라고.

그렇게 나를 지나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

그때 다시 숨을 편히 내쉬어도 좋아.


그들은 구독 사냥꾼.

눈을 가린 손수건은 절대 풀지 않아.

구독한 너의 글은 읽지 않을 거란 얘기야.


구독 누를 시간도 부족한 그들.

그들에게 포획돼버리면

여리고 착한 넌

아니 이렇게 누추한 곳에 걸음 하시어

구독을 눌러주시다니요!

맞구독을 누를 수밖에 없지.

그런데 그 사냥꾼은

일등 사냥꾼이 되고 싶었대.

모두가 자신을 구독하면

그땐 나름 정한 기준으로

하나 둘 구독해지를 하지.

언제 너를 버릴지 모른다는 얘기야.

버림을 당하고 나중에

울지 말라고.

사냥꾼에게 잡혔는데 뭘 어쩌겠어.

운명을 탓해야지.




순식간에 구독자 수를 대량 확보한 몇몇 사람들의 행태를 보고서

장황한 산문으로 쓰자니 좀 구차해 보이기도 하고

대충 줄여서 써 보았습니다.

와다다다 구독을 누르시던 어느 분은

구독자수가 금세 네 자리가 되었네요. 와우.

글 발행을 하자마자 0.5초 만에 라이킷을 누르시던 분도 계셨지요.

그 속독학원 어딘지 좀 알려주오.

나도 다니고 싶습니다.

저보다 늦게 들어오신 분이 구독자 천 단위를 보유하신 것이

배가 아파서 쓴 건 절대 아닙니다.


살짝 배 비슷한 부위가 쪼금 아픈 것 같기도 하지만

기분 탓일 겁니다. ㅎㅎㅎ





매거진의 이전글 Daum 조회수 뭐 별거냐 싶으면서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