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지 맞지
남자들의 머리칼은 왜 그리 빨리 자라는 것일까.
아들의 머리가 이제 곧 머털도사가 될 조짐이 보인다.
더벅머리가 되면 김수현조차 바보로 보이는 마법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길어진 머리칼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
토요일 오늘이 적격이다.
집 앞 미용실에 혼자 가도 괜찮을 나이가 되었다.
애기도 아닌데 뭐 굳이 엄마, 아빠가 따라가 깎는 걸 지켜보고 앉아 있어야 하나.
4학년이면 혼자 가도 충분하지.
하지만 궁금한 표정으로 아들이 묻는다.
음... 근데 머리 어떻게 깎아달라고 해?
하고 묻는 질문
이어지는
아이 아빠의 대답
고민한 듯,
고민하지 않은 듯
상냥한 듯,
시크한 듯
아는 듯,
모르는 듯
입에서 역시, 의식의 흐름대로
거침없는 말이 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들~ 뭘 그리 황당한 표정으로 쳐다보니.
드라마에서 가끔 주인공이 하던 대사 늘 먹던 대로 주세요. 처럼
늘 깎던 대로 해주세요.
하고 이. 쁘. 게 돼서 오렴.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