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에서 유입되는 단어를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흥미롭다. 요즈음 사람들의 관심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도 있고, 시간이 제법 흐른 후에는 누적 통계를 통해 내가 평소 관심 있어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통계 시스템만 단독으로 놓고 보아도 무료한 나날을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물론 어제 조회수나 오늘 조회수가 비슷하고 오늘 통계가 내일 통계와 별 다를 바가 없는 날이 더 많지만 보라고 만든 <통계>인데 만든 사람 서운하지 않게 봐주는 게 맞지, 하는 마음에 한 번씩 봐주는 중이다.
그래서 네이버 또는 다음 또는 구글에 검색을 했는데 내 글이 검색이 되어 나왔고 내 글을 읽었다는 거다. 으윽...
그 사람의 검색 의도는 안 봐도 비디오다.
금고문을 열고 싶었겠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금고 여는 법을 알아내고 싶었겠지. 하지만 나는 금고 여는 법 따위는 알지 못한다. 고작해야 가정집 화장실 문, 너무 급한데 화장실 문이 안 열려 아무 데나 실수하지 않도록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이쑤시개나 면봉 따위로 문을 요래요래 건드려 여는 법을 썼을 뿐. 금고 따는 법 따위는 모른단 말이다.
하지만 그런 줄 모르고 힘들게 검색하여 클릭한 사람은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금고 여는 법 따위는 없고 다른 이야기만 주야장천 써놓았으니 말이다.
읽느라 시간도 낭비했으니 짜증도 났을 테고.
근데 그 사람은 청주 금고 여는 법이 왜 궁금했을까. 단순하게 <금고 여는 법>도 살짝 무서운데 앞에 청주까지 집어넣은 디테일에 소름이 돋는다.
열쇠가 없다는 건데, 아니 요즘은 열쇠로 금고를 열지는 않으니 정당한 방법으로 열 수 없어서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는 뜻인데 진짜 강도, 도둑 뭐 그런 사람이었을까.
<잠긴 문 여는 법을 알려줘 말아>라는 내 글의 말미에
결국 감옥에 갇히게 된 남자는 자기를 멈추지 못한 엄마의 싸대기를 때리며 하는 말을 써놨는데이런저런 생각으로 남의 금고 따위는 열어 훔쳐 가는 건 아니지 하고 스스로 깨닫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글 나부랭이로 깨달음을 얻어 금고문을 열려고 했던 사람의 마음을 고쳐먹게 한다는 것 자체가 씨알도 안 먹히는 웃기는 설정이긴 하지만 만에 하나 그런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