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시아 Mar 16. 2023

간담이 서늘했던 통계 유입단어


통계에서 유입되는 단어를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흥미롭다. 요즈음 사람들의 관심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도 있고, 시간이 제법 흐른 후에는 누적 통계를 통해 내가 평소 관심 있어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기 때문이다.


또 통계 시스템만 단독으로 놓고 보아도 무료한 나날을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물론 어제 조회수나 오늘 조회수가 비슷하고 오늘 통계가 내일 통계와 별 다를 바가 없는 날이 더 많지만 보라고 만든 <통계>인데 만든 사람 서운하지 않게 봐주는 게 맞지, 하는 마음에 한 번씩 봐주는 중이다.


보통 아래처럼 일반적인 키워드들로 유입되어 내 글이 읽힌다.


3월 5일 통계유입 단어. 보통 무난하고 일반적인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세상에!!!


통계 유입된 단어에


"청주 금고문 여는 법"


이라는 걸 보게 된 것이다. 뚜둥...


3월 10일 자 통계 유입키워드



https://brunch.co.kr/@287de5988170492/167



누가 <청주 금고문>을 되게 열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네이버 또는 다음 또는 구글에 검색을 했는데 내 글이 검색이 되어 나왔고 내 글을 읽었다는 거다. 으윽...

그 사람의 검색 의도는 안 봐도 비디오다.

금고문을 열고 싶었겠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금고 여는 법을 알아내고 싶었겠지. 하지만 나는 금고 여는 법 따위는 알지 못한다. 고작해야 가정집 화장실 문, 너무 급한데 화장실 문이 안 열려 아무 데나 실수하지 않도록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이쑤시개나 면봉 따위로 문을 요래요래 건드려 여는 법을 썼을 뿐. 금고 따는 법 따위는 모른단 말이다.


하지만 그런 줄 모르고 힘들게 검색하여 클릭한 사람은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금고 여는 법 따위는 없고 다른 이야기만 주야장천 써놓았으니 말이다.

읽느라 시간도 낭비했으니 짜증도 났을 테고.




근데 그 사람은 청주 금고 여는 법이 왜 궁금했을까. 단순하게 <금고 여는 법>도 살짝 무서운데 앞에 청주까지 집어넣은 디테일에 소름이 돋는다.

열쇠가 없다는 건데, 아니 요즘은 열쇠로 금고를 열지는 않으니 정당한 방법으로 열 수 없어서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는 뜻인데 진짜 강도, 도둑 뭐 그런 사람이었을까.


<잠긴 문 여는 법을 알려줘 말아>라는 내 글의 말미에

결국 감옥에 갇히게 된 남자는 자기를 멈추지 못한 엄마의 싸대기를 때리며 하는 말을 써놨는데 이런저런 생각으로 남의 금고 따위는 열어 훔쳐 가는 건 아니지 하고 스스로 깨닫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글 나부랭이로 깨달음을 얻어 금고문을 열려고 했던 사람의 마음을 고쳐먹게 한다는 것 자체가 씨알도 안 먹히는 웃기는 설정이긴 하지만 만에 하나 그런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지, 아니야.

내 몸이나 사려야지.

기대도 참 야무지다.


그나저나 괜히... 무섭다...

나,, 너무 무서워...



출처. 뜸미 블로그. 대문사진 출처. 셔터스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