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네 취했습니다.
보자 보자 지금 시간이 대낮 1시 공삼분이네요.
미친 거 아니냐구요?
아뇨 아뇨.
그냥 살짝 취했을 뿐입니다.
안주는 닭발.
에라이...
최근에 비건으로 사는 고충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지 그 글을 읽을 땐 매우 공감하면서 나도 가급적 비건의 삶을 살아볼까 했는데
지금 내가 먹은 닭의 발은... 족히 열 마리 닭의 발을 해치웠네요... 닭아... 미안해... 너희 왜 그렇게 오들오들 맛있게 태어났니... 아니야.. 내가 죄가 많다... 미안해...
딸내미한테 우리 점심 뭐 먹을까 했더니
닭발!!
아들내미한테 너도 오케이? 그랬더니
떡볶이 5단계를 먹어보고 싶다네요.
제정신이니 맵찔이야!
그냥 닭발 먹어~
뭐야 엄마 답정너야?
응~ 답정너지. ㅋㅋㅋㅋ
도착한 닭발에, 어묵탕에, 쿨피스 2개에, 주먹밥에, 계란찜에, 감자튀김.
와 푸짐도 하지.
닭발은 납작 네모난 곳에 조금 담겼는데
이건 닭발이 메인인지, 곁다리가 메인인지 모를 이상한 상황이지만 주인공이 누구인 게 뭐가 중요한가. 같이 맛있게 먹으면 된 거지.
한 3일 굶은 듯 닭발을 흡입하는 딸내미.
너 아침 거하게 먹었잖아.
왜 그래. 내가 꼭 아침도 안 챙겨주는 나쁜 엄마 같잖아.
아.. 모르겠다.
그래. 너 다 먹어라.
나는 감자튀김, 어묵탕에 초록병을 기울여 캬~~
좋다. ㅎㅎ
난 분명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았는데
지금 내 눈앞에는 딸이 둘, 아들이 둘로 보인다.
와아~~ 기분이 좋다.
초록병 너 진짜 열일한다.
어이쿠.
마지막 한 잔 조신하게 마시고 끝낼랬는데
잔을 넘치게 따라버렸네?!
이제 고만 시마이해야겠다.
예전엔 술 좀 들어가면
노래방 가서 열나게 노랠 불러댔는데
브런치 작가라고
취중 글을 쓰다니
이건 좋은 걸까 안 좋은 걸까
모르겠어요. ㅎㅎㅎㅎ
그럼 이만
안녕히 주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