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쉽게 그리는 방법
이보다 더 쉬울 수는 없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초5 딸아이가 끙끙거리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취미생활을 저리 스트레스를 받으며 할 일인가...
자꾸만 지우개로 지우는 통에 이제 곧 종이는 제 명을 다할 것만 같아 보인다.
그림이라고는 고등학교 때, 짜다 만 페리오 치약의 구겨진 부분을 정밀 묘사하거나
두상만 있어 슬퍼 보이는 조각상 아그립바의 얼굴만 그리던 게 다인 나로서는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스스로 하게끔 별 관여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저히 안 되겠는지
나에게 SOS를 청하듯 딸이 묻는다.
"엄마~~ 손을 쉽게 그리는 방법 없어?"
아... 손... 손 때문에 저리 종이가 곧 찢어질 듯 지워댔던 거구나.
짐짓 생각하는 척을 하고 딸에게 느릿느릿 비법을 전수한다.
"그것은...
등 뒤로 손을 보내면 손을 쉽게 그릴 수 있지."
"그건... 손을 안 그리는 거잖아."
"응.
손을 쉽게 안 그려 버리는 거지."
......
내 보기엔 손 잘 그렸는데?
손... 손은?? 아니...! 엄마 말을 정말 잘 듣는구나... 이제는 인생 너무 쉽게 살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해 줘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