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슬그머니 용기가 납니다.
해가 쨍한 낮엔
해를 이길 것 같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모두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아
괜스레 주눅이 들다가
해가 지쳐 자러 가면
해를 따라 하나씩 둘씩 잠자리에 들면
내내 반짝이던 눈은 어슴프레 달을 담으니
이제야 조용히
글을 남길 용기가 생깁니다.
그 누구도 나에게 관심일랑 없는데
나는
해를 보다
달을 보다
별들의 속삭임에도 손을 멈추고 자꾸만 귀를 기울입니다.
별들도 지쳐 입을 다물면
슬쩍 마음 담아
글 하나 툭 던져 놓고
내가 아닌 척
내가 안 그런 척
뒤돌아 모른 체를 합니다.
아침까지 고요함을 즐기며
내내 모른 체를 해봅니다.
아침이 되면
언제 그랬느냐 싶게 또 달라진 나는
명랑한 척
쾌활한 척
걱정 없는 척
또 열심히
밝은 해를 따라 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