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그런 날이 있다
어수선하고 소란스럽고 세상 모든 일이 내 맘과 다르게 흘러가는 날
100살도 못 살면서 뭐 이렇게 인생,
힘만 잔뜩 드는지
마지막 장애물인 줄 알았는데
그 뒤로 높고 낮은 것들이 부지기수로 줄지어 서있는 걸 안 날
손에 일은 안 잡히지만
어쩌지 못해 힘내서 일을 해도, 기운 빠져 일을 안 해도 마음은 계속 불안하기만 하고
보이지 않는 태클이 차례로 내 다리를 자꾸만 걸어 와 제대로 다 일어나지도 못했는데 자꾸만 넘어지고
그간 나의 행동이 모두 덧없이 느껴지기만 하는 날
작은 내 몸짓은 다 부질없었음을 단 한순간에 모두 느끼고 만 날
분명 온 우주는 날 중심으로 돌아갔는데
어느새 나는 보이지 않는 티끌처럼 들러리가 되어 덧없이 부유하는 걸 느낀 날
그래도
뭐 어쩌겠나.
숨이 붙어 있는 한
그래도....
나는...
꿈을..
꿔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