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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Aug 08. 2023

엄마는 참 간단한 여자야

나도 오늘 처음 알았다. 내가 그런 여잔 줄은.

아니 이게 아들에게서 들을 말인가.


평소 동생을 끔찍이도 귀여워 어쩔 줄 모르던 딸내미가 오늘은 뭐에 기분이 상했는지 동생과 엄마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애를 쓴다. 급기야 뻔히 꾸며낸 말이 분명한 말까지 내뱉고 만다.  


"엄마, 지후가 엄마 싫대."


장난이란 건 알지만 이런 장난은 썩 기분이 좋지 않다. 기왕이면 좋은 거짓말을 좀 해주지 하는 마음도 들어서 괜히 막둥이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하고 이야기를 하며 삐진 척을 했다.


그랬더니 너무 억울했던지 막둥이 얼굴이 심상치 않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금세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한 마디


"엄마, 그렇게 간단한 여자였어? 누나 말을 의심도 안 하고 다 믿어?"


응? 뭐라고??? 나 간단했나?


뜻밖의 단어 공격에 웃음이 터졌다.


"네가 기분 상한 건 알겠는데 그럴 땐 간단한 여자가 아니라 단순한 여자라고 하는 게 더 맞는 말 같은데??"


막둥이는 잘못 선택한 단어 때문에 뻘쭘해져서 눈물이 떨어지려다 피식 웃고 나는 그 모습을 보고 같이 푸하하 웃고 말았다.


좀 천천히 크면 좋겠다.

재미있는 대화 좀 자주 하게. ^^




*Pixabay로부터 입수한 OpenClipart-Vectors님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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