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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Sep 02. 2023

브런치 입사한 지 일주일

말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브런치 입사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정확히 말하면 2023년 8월 22일이 근무 첫날이었으니 오늘로 딱 11일째 되는 날이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다가 제안 메일을 받아 출간했던 것도 정말 큰 기쁨이었는데 입사 제안을 이렇게나 가벼운 제안 메일로 받을 줄은 몰랐다. 아마 나 말고도 여러 작가님들에게 보낸 것이겠지. 잠시 근무하는 수습사원 업무인데 각 작가들의 메일 주소를 따로 찾기도, 그렇다고 집 주소로 일일이 우편을 보내기도 좀 귀찮은 일일 테니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실은 수습사원을 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 메일을 받고 조금 갈등했다.

브런치북 공모전으로 일이 매우 많아져서 사원을 잠시 뽑아 운영하겠다고 비쳤기 때문이었다. 어디 가서 내가 공모전 일련 과정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겠나 하고 바로 수락을 하려다가 하단의 당구장 표시로 된 한 줄이 나를 지체하게 만들었다.


※ 관련 업무 특성상, 수습사원은 제11회 브런치북 공모전에서 당선이 제외됩니다.


물론 내 브런치북이 당선될 거라는 요만큼의 희망도 기대도 없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어디 또 그런가. 괜히 0.00001% 의 확률에도 호옥시...? 하고 기대를 하는 게 사람 아니던가.


아직 제대로 된 브런치북을 꾸리지도 않았으면서 자격 자체가 박탈된다는 문구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어차피 공모전 수상에 당선 안 될 거라는 건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아는 사실이라 이내 마음을 정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브런치북 공모전 업무를 찬찬히 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깜짝 놀라실 작가님들이 분명 계실 것 같다. 사원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절대 함구하라고 하였었지만 요새는 글을 발행해도 조회수가 두 자리에서 머무르니 뭐 그 정도 수의 작가님들이 아시는 건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몰래 냉큼 써 본다.)


공모전 기간은 10월 22일까지인데도 부지런한 작가님들은 벌써 제출을 했고, 나중에 한꺼번에 몰릴 작품을 대비해 지금도 미리미리 읽어가며 당선 가능성이 있는 브런치북과 가능성이 희박한 브런치북을 분류했다.


나처럼 같은 날 수습사원으로 들어온 한 작가님이 내게 말을 건넸다.


"어휴... 작가님. 이 많은 걸 언제 다 보고 분류하죠?"

"에효... 그러게요. 많아도 너무 많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브런치북은 더 늘어날 텐데 큰일이네요."


"너무 글자만 보고 있으니 속이 다 울렁거릴 정도예요."

"어! 저도 왜 이렇게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럽지 했는데 글을 많이 봐서 그런 거였군요."


"무슨 좋은 방법 없을까요?"

"저 대학 다닐 때 어떤 교수는 학생들 리포트 다 읽기 싫어서 선풍기 강풍으로 틀어놓고 멀리 날아가는 리포트는 낙제점을 주고, 바로 앞에 떨어지는 건 에이 플러스를 줬다는 소문도 있던데... 이건 모니터 속에 있으니 이 많은 걸 다 인쇄할 수도 없고..."


"그럼 라이킷 수로 가리는 건 어때요?"

"에이, 라이킷 그걸 다 믿으시는 거예요? 설마?"


"하아... 하긴 그렇죠. 구독은 구독을 부르고, 라이킷은 라이킷을 부른다고, 구독자 많고 평소 라이킷 열심히 누르고 다니시는 분이 라이킷이 많긴 하더라고요."

"그럼 우리, 조회수로 좀 편하게 가려볼까요?"


"아뇨. 그것도 틀렸어요. 요새 라이킷 수보다 조회수가 더 적게 나오는 거 모르셨어요?"

"아... 맞아요. 브런치 돌아다니다가 얼핏 그런 글을 본 기억이 나네요."


"아무래도 시스템 오류 같은데 왜 운영진들은 이걸 안 잡는 걸까요?"

"글쎄요. 누가 직접적으로 문의를 하지 않으니 아직 모르는 거 아닐까요?"


"흐음.. 그래도 작가님들은 인정 욕구가 강해서 라이킷은 그렇다 쳐도 조회수까지 박하게 나오면 견디기 어려우실 텐데..."

"그러게 말입니다. 그나저나 우리 코가 석자예요. 어서 당락을 가립시다."


이렇게 성과 없는 대화로 마무리 하긴 했는데 앞으로 이 많은 글을 어찌 다 읽어내야 할지 암담하다.



오! 유레카!

번쩍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아! 요약봇한테 죄다 요약시키고, 요약내용만 보고 임팩트 있는 것만 추려놓아야겠다! ㅋㅋㅋ'





* 위 글은 제 마음 가는 대로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지어낸 것임을 밝힙니다.

그럼 저는 열심히 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텨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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