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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Oct 27. 2022

미치도록 글을 쓰고 싶을 때가 있으신가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가끔씩 미치도록 글 쓰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꿈틀꿈틀 솟아오를 때가 있다. 내 글을 독자님들께서 어떻게 보아주실지 궁금한 나는 단순 관종인 건지, 글에 달리는 소중하고 귀여운 라이킷 때문인 건지, 아니면 정말 믿기지는 않지만 순수한 마음의 글에 대한 갈망인 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 이유 전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을 아무리 쓰려고 머리를 짜내고 짜내도 내 머릿속 지우개가 풀가동해서 북북 모두 지워 버린 건지 끝끝내 아무 생각도 아무 소재도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아무리 못해도 하루 하나씩의 글은 꼭 쓰자라고 다짐한 나와의 약속을 깨버릴 것만 같아 누가 다그치지 않는데도 안달이 난다. 또 초조해진다. 무슨 일이든 처음이 어렵지 그다음은 너무 쉬운 법. 꼭 지키고 말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깨는 그 처음 깨짐이 없어야 다짐이 오래갈 텐데 하는 마음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럴 땐 서랍 속에 조용히 앉아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글 중에 하나를 꺼내 세상 빛을 보여주면 된다.

평소 틈틈이 써서 넣어 둔 글들.

문득 생각나는 스코틀랜드 전통악기~!

백파이프가 떠오른다.




출처. 위스키와 축제의 도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자루가 달려있고 숨은 아무 때나 불어주면 된다. 불룩해진 배를 꾸욱 꾸욱 눌러주면 특유의 쨍쨍한 소리가 리드를 통하여 나오는 악기이다.


후우 불면 삐이~


후우, 후우 불면 삐이~ 삐이~


하고 원래는 호흡과 악기에서 나는 소리가 일대 일로 나야 하지만


숨은 숨대로 편하게 불고 손가락만 박자 맞춰 연주하고 주머니는 그것과 상관없이 알맞게 꾸욱 꾸욱 눌러주면 되는 신기한 관악기.


항상 불룩하고 빵빵하게 공기를 담아놓으니 조급함이 없다.



마찬가지 느낌이 든다.

이곳 브런치의 작가의 서랍이 비슷한 느낌이다.

틈날 때 이런저런 생각들을 적어 넣어 두면 포만감이 느껴진다.



때로는 초콜릿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치 냉장고 안에 다른 가족의 손이 닿지 않는 나만 아는 깊숙한 곳에 수제 초콜릿을 은밀히 숨겨 두었다가 한 번씩 생각날 때 아무도 몰래 하나씩 꺼내 먹는 그 맛에 견주면 될까~


아직 독자가 몇 안 되는 병아리 글쟁이이지만

글을 발행할 때마다 꼬옥 오셔서 발도장을 콩콩 찍고 가시는 감사한 분들을 위해서 현실은 게으르지만 이곳에서만은 꾸준하려고 애쓴다.

또 현생이 바쁘시면 못 오실 수도 있으니 실망하기보다

그저 나와의 약속을 위해서라도 글을 꼬옥 하나씩은 쓰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정말 사정이 여의치가 않을 때는 이렇게 백파이프처럼 불룩하게 담겨진 내 서랍 속의 글을 하나씩 꺼내어 놓을 수 있으니 참 마음이 푸근하다.


밥도 한가한 날 잡아 하루 내내 먹고 그 다음날 불룩한 배를 쓰다듬으면서 안 먹어도 배고프지 않다면 좀 편하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하면서


오늘은 여기서 끄읕~~^^


p.s 부족한 글 읽으러 항상 달려오시니 감사드리고 참 살맛 납니다.^^

두 달 후면 새해가 오네요. 미리 인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오~^^



https://youtu.be/uU399DyFO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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