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둥글 밥상에 앉아서
놓지 않는 리모컨
밥 먹을 땐 보지 말자
입이 닳도록 일렀건만
TV 안으로 들어가겠다
고만 꺼라
소리 무지르고
정지화면에 고정한 눈
누가 말리랴
정신 팔린 두 눈엔
알록달록 맛난 반찬 보일리 없고
흰 맨밥만 처묵처묵
숙제처럼 해치운 밥상 위
마지막 미션
수박 한 덩이
어느새 움직이는 TV 화면에
두 눈은 다시 고정
큼지막한 수박 조각 잡는
조그마한 두 손
앙 물어보는
앵두 같은 입술
꿈틀대는 눈썹
사르르 감기는 눈
살짝 찌그러진 진실의 미간
TV가 그렇게 재밌냐
엄마는
네가 더 재밌다
그림 출처. 블로그. 차일드 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