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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Nov 03. 2022

밥을 다 먹었다면 무엇을 해야 하죠?

생각해 봅시다


언젠가 배우 오민석이 “미운 우리 새끼” 프로그램에 나와서는 욕을 잔뜩 먹은 적이 있다. 


반반하게 생긴 그가, 욕먹을 짓이라고는 전혀 안 할 거 같은 반듯한 이미지의 그가 욕 테러를 당한 이유는 바로 설거지 거리를 방치한 것! 설거지해야 할 그릇을 싱크대 안에 얌전히 넣어두기만 한 것이다. 무엇을 잘못했을까? 완벽한 설거지까지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럼? 그것은 바로 그릇에 물을 촉촉하게 담가두지 않은 것이다.


밥풀이며 반찬의 양념들은 그릇에 묻은 채로 그대로 놔두면 점점 말라비틀어지면서 나중에 설거지할 사람은 평소보다 힘이 두 배로 든다. 욕도 두 배로 나오고. 좀 수월케 설거지를 하려면 뒤늦게라도 물에 담가두고 그릇이 불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미관상으로도 위생상으로도 좋지가 않다. 




출처. 오민석 “‘미우새’ 방송 후 욕 많이 먹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 중”(인터뷰) :: 네이버 TV연예 (naver.com)




드라마 “미생”에 나와서 완벽주의 역할을 찰지게 해낸 오민석 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노라며 예능에 나왔다가 무지막지한 신고식을 치르고 만 것이다. 그럴 거면 차라리 안 나오는 게 나을 뻔. ㅠ



살림이란 걸 전혀 해 보지 않은 그였으므로 무지했기 때문에 엄마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행동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그다음 번 회차에 등장한 그는 설거지해야 할 그릇에 물을 안 부어놓으면 어떡하냐는 어마어마한 충고 댓글을 수도 없이 받았다며 진저리 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는 똑같은 실수는 하지 않는다며 물을 틀어 그릇에 흠뻑 적셔놓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사람이란 역시 배워야 하는구나 싶다. 아무도 가르쳐 준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없다. 


또,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지 하는 마음도 든다. 설거지까지는 안 하더라도 설거지를 해주는 타인을 위해 좀 편히 설거지할 수 있게끔 하는 배려 말이다. 가장 편한 내 집이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을 위한 배려는 또 무엇이 있을까 한 번 생각해 본다. 양말을 벗어 빨래통에 던져 넣을 때 양말이 뒤집어지지 않은 상태로 해 놓는 것, 또 빨랫감을 빨래통에 넣기 전 주머니는 미리 본인이 만져보고 소지품은 꺼내놓아서 빨래하는 사람이 일일이 주머니에 손을 넣는 수고를 덜게 해주는 것 등이 있겠고. 밖에서 찾는다면 건물의 문을 밀어 열고 들어갈 때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서 문을 잠시 잡아주는 것,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뛰어오는 사람을 위해 잠시 열림 버튼을 눌러주는 것 등등?


힘이 드는 일도 아니고 소소하게 타인을 배려함으로써 모두가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 


내가 물을 마시고 싶어 물 한 잔 따라 마실 때 같이 있는 누군가에게 “물 한 잔 줄까?”하고 물어보는 것도 따뜻한 배려 중 하나일 듯하다. 내가 목이 마를 때 저 사람도 목이 마를 거야라고 헤아리는 마음과 미루어 짐작하는 마음.


배려가 자꾸자꾸 거듭될수록 언젠간 나도 그 돌고 도는 배려를 받게 될 테니 생각만으로도 참 마음이 따뜻해진다.



실사는 이 야밤에 배고파지실까 봐 이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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