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때였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기 위해 전철역에 가면 전철길 너머로 마을의 작은 집들이 불을 밝혀 어두운 하늘 아래 점점히 불빛을 뿌려 놓은 듯했다. 풀벌레 소리가 들렸다. 어디선가 개짓는 소리가 나면 마을 공기의 따뜻함이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저멀리 교회의 십자가가 뿕은 빛을 내고 있었다.
집으로 가기 싫었다.
가족은 나에게 휴식이 아니었다.
친구가 학교 부근에서 자취를 하게 되었다.
주머니에는 차비로 쓸 동전 몇 개만 있을 뿐이었다.
집에 가지 않기로 했다.
친구에게 말하기 쉽지 않았지만 친구집에 하루 머물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친구집에서 친구와 친구의 여동생, 나. 이렇게 셋이 한 방에서 잠을 잤다.
아침이 되어 일어나 세수를 하고 친구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었다.
동생이 나를 불편해하는 것 같아서 눈치가 보였다.
아침을 먹고 나서는 일찍이 학교로 갔다.
점심 때가 되자 배가 고파왔다. 주머니에 있는 돈으로는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학교 매점에 가서 빵 한 개를 샀다. 학교 복도 구석에서 빵을 먹는데 눈물이 났다.
학교 도서관에 있는 공중 전화를 지나며 주먹을 꽉 쥐었다.
'전화하지 않을거야.'
하지만 결국 뒤돌아서 공중 전화에 가서는 집에 전화를 걸었다. 엄마가 전화를 받았다.
"엄마."
"어이쿠. 너. 어디있니? 밥은 먹었어?"
"응."
눈물에 목이 메였다.
"나, 학교에 있어."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며 말했다.
"어여 집에 와."
엄마의 목소리가 마음에 울렸다.
"차비가 없어서..."
그리고는 나는 목놓아 울었다.
그날 어머니와 아버지는 나를 데리러 학교까지 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