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과의 인연

by 봄날

박사과정 때였다.

수학이 좋아서 이론물리학을 선택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마음이 공허해졌다. 수학으로 물리학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을 줄로만 알았는데 수학은 완전하지 읺았고 수학으로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현상은 너무도 불규칙하고 광대했다. 나의 한계를 하루하루 극복해야 하는 과정에 지쳐만 갔다.

그래서 수학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이지?

학구적 의문이 들기보다는 내가 하고자 한 공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의구심을 극복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칠판에 적는 수식을 볼수록 그 의구심은 깊어만 갔다. 그럴수록 수학은 나의 인생에서 그 의미를 잃기만 했다.

나는 내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의 마음에는 부채가 쌓이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는 나는 수학을 포기했고 공부를 그만두기로 했다. 그렇게 이론 물리학과 나는 헤어졌다.

얼마 전 겨울 방학 때, 문득 수학을 다시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수학의 정석 책을 사서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공부를 했다. 그냥 그 부분만 공부하고 나는 그 책을 팔았다.

연애를 많이 해 보지는 않았지만 연애에 대한 한가지 원칙이 있다.

헤어진 연인은 다시 만나도 다시 헤어진다.

수학과 이론 물리학은 나에게 그런 연인인 것이다. 하지만 수학을 나는 무척이나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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