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렙 Nov 30. 2023

브런치에 괴물들이 산다!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고?!


 ‘아직 해보지는 않았는데, 왠지 저거 내가 하면 잘할 것 같은데’라고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그게 나에겐 글쓰기였다. 하지만 그 생각이 와장창 깨지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브런치를 시작하기 전에 글을 따로 써보진 않았다. 그렇지만 나름 책을 읽고 난 후에, 읽은 책에서 인상 깊은 부분을 정리하거나 요약하는 작업을 계속해 왔기에 글을 못쓰진 않을 거라 생각하며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졌었다.

 그런데 웬걸. 브런치에 들어와 보고 정말 놀랐다. 세상에 이렇게나 글 잘 쓰는 사람이 많은지 몰랐다. 전부 다 책을 내본 작가님들만 있는 것 같다. 대형서점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있는 책의 퀄리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심지어 글과 문장이 좋다고 생각한 작가님의 구독자수를 우연히 본 순간, 내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그려짐과 동시에 충격을 받았다. 그 숫자가 내 예상보다 많지 않았던 것이다. ‘와 진짜 괴물들이구나... 그럼 구독자수가 많은 작가님들은 얼마나 대단하다는 거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이런 곳에 ‘과연, 감히 내가 글을 써도 되는 건가?’싶은 생각이 들면서 내가 글을 쓴다면 괜히 비웃음만 살 것 같았다.


 글의 퀄리티뿐만 아니라 글의 생산량도 나를 놀라게 하는 포인트 중에 하나였다. 최근에 생긴 ‘연재 브런치북’을 통해 동시에 연재하는 작품이 3개 이상이신 작가님도 있고, 한 작품을 한 주 동안 거의 매일 연재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매일같이 글을 써야 하는데, 초보 브런치 작가인 내 입장에서는 ‘어떻게 매일같이 글감이 떠오르지? 그 생각을 또 어떻게 저렇게 깔끔하면서도 재밌게 글로 적어낼 수 있지?’ 하는 의문점을 갖게 만드는 부분이다.



 브런치를 벗어나 출간작들을 보면 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사실 고백하자면, 글을 쓰기 전에는 ‘감성 에세이’, ‘힐링 에세이’는 정말 쓰기 쉬울 거라 생각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페이스북에 이러한 감성 에세이, 힐링 에세이 형식의 글들이 많이 올라왔고 ‘이 정도는 쉽게 쓰겠는데?’ 하며 비슷하게 끄적여보기도 했다.

 하지만 크게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몇 글자, 몇 문장 정도 끄적여보는 것과 이를 하나의 글로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직접 글을 써보고 나서 깨달았다. 글의 구성을 짜고 그에 맞게 문장들을 배치해야 하며, 동시에 전체 주제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방에게 매력이 어필이 되어야 하고, 글을 쓰는 작가의 의도가 전달되어야 한다. 즉, ‘읽고 싶게 생겼으면서, 작가가 말하는 내용을 받아들이고‘ 싶게끔 해야 하는 것이다.


 출간된 에세이들을 읽을 때, 막힘없이 술술 읽혔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뒤늦게 ‘아 진짜 구성을 매끄럽게 잘 짜고, 문장들이 눈에 거슬리지 않게 다듬었던 거구나!’ 깨달을 수 있었고, 또한 ’작가님 본인의 생각을 글로 옮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을 생각하고 그 사람들이 글에 공감할 수 있게끔 배려하며 썼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남이 하는 일이 쉬워 보이면 그 사람은 진짜 고수”라는 말처럼 출간 작가님들이 정말 고수였던 것이다. 마치 축구 국가대표의 실력을 평가하는 일반인처럼, 나 또한 내 실력에 대한 객관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수의 실력을 평가했었던 것이다.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수많은 책의 지면을 통해 독자가 잘 들을 수 있도록 전달하고 설득한다는 건, 다시 생각해 봐도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다. 비단 에세이뿐만 아니라 소설, 자기 계발, 경제 경영 서적 등 모든 분야의 책, 모든 분야의 작가님들을 진심으로 리스펙 하게 되었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직접 해봐야 어려움을 알 수 있다‘고. 물론 글을 쓰는 과정을 쉽게 보진 않았지만, 글 쓰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끄적이다 보니 더더욱 선배 작가님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초보 작가인 지금의 나와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막막함에 사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조차도 사라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글을 아예 쓰지 않는다면, ‘작가로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건, 매력적인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게 지금의 나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매력적인 글을 쓰기 위해,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정리해 보는 것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왜 글을 쓰려고 할까?’ 생각해 봤을 때 솔직히 먼저 떠오른 건, ‘글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 ‘스타 작가가 되어 관심을 받는 것’, ‘돈을 많이 받는 것’ 등이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싫다는 것은 절대 절대 아니다! (충분히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시간의 호흡을 좀 더 길게 가져가며 ‘만약 내가 명성과 돈을 충분히 갖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때도 나는 어떤 동기로 글을 쓸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하니 보다 근원적인 이유들이 내게 왔다. ‘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 ‘실용적인 정보나 팁을 통해 사람들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 ‘때로는 생각 없이 읽으며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었다.

 정리해 보면 ‘받기’보다는 ‘주기’ 위해 글을 쓰고 싶다. 물론 주다 보면, 내가 주는 것보다 응원, 관심, 명성과 돈 등 더 많은 것을 받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며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씀으로써 얻을 수 있는 행복에 추가로 얻어지는 것이라 생각하려 한다.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공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 했다. 최대한 글을 많이 써보는 것이 그것이다.

 우선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상당한 시간을 글쓰기에 투자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마음가짐이 되어 있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은 이 과정을 견뎌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재 브런치북 기획을 통해 주 6일 발행으로 일정을 잡아, 강제적으로 글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세팅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주 6일 연재도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속하다 보면, 편해지는 시점이 올 것이다. 굳이 개인적인 다짐을 소중한 지면에 담아내는 이유는, 이렇게 해야 다른 사람의 시선이 민망해서라도 실행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감을 갖기로 했다. ‘나도 정식으로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해서 통과한 브런치 작가다!’라고 되새기며 자신감을 갖고 글을 발행할 것이다. 브런치에서 공식적으로 글을 쓸 수 있도록 인정해 준 사람이 아닌가!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고 글을 써나갈 것이다.


 ‘나는 카카오가 인정해 준 사람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