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18
화가 변용국, 세상을 떠났단다.
그는 예민했고 까탈스러웠으며 또 환한 마음을 가졌다. 술을 좋아했고 더불어 식도락을 즐겼으며 틱틱거리며 이야기하기를 좋아했다. 헌데 거드름 같은 게 전혀 없었다. 손아래 친구들과도 허물없이 잘 지냈다.
그와 함께 했던 기억이 꽤 많았는데 어느 날 홀연 미국으로 떠났다. 이따금 돌아와 전시했다. 그림이 바뀌었다. 이야기가 사라지고 색만 남았다. 왜 단색화인가, 의아했다. 잔상이 남았다. 색면의 그라데이션과 겹겹의 물감층에 따른 시간의 두께가 느껴졌다. 무한히 반복했을 법한 어쩌면 단순한 붓질 사이에 예의 그 환한 마음이 엿보였다.
시리도록 맑은 겨울호수처럼 투명하게 짙은 색이 하염없다. 안으로 안으로 물러서는 색이 강시걸음으로 콩콩 다가온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그러더니 그가 사라졌다. 지독한 외로움이었을 것이다. 륮
25.12.18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