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다고 말하기 전에
동생이 카톡으로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이거 뭐인 거 같음?”
모기 물린 자국 같았다.
“모기?”
"그런가?"
남매끼리 오가는, 살갑지 않은 짧은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그런데 다음 날,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모기 물린 거 같은데, 무슨 약까지?”
“사진보다 훨씬 심했음.”
‘사진보다 심하다고 해봤자 얼마나 심하다고?’
나는 속으로 ‘좀 예민하네’ 했다.
심지어 항생제와 스테로이드까지 처방한 의사를 탓하기도 했다.
이후 어느 날 저녁, 내 발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발등에 빨간 좁쌀 같은 것이 여기저기 돋아 있었던 것이다. 양쪽 발등, 발목까지도 오돌토돌하게 퍼져 있었다.
순간 마음이 급해졌다.
“뭐지? 뭐지?”
남편에게도 보여주고, 급히 사진을 찍어 검색해 봤다.
지반증, 혈관염, 피부염, 두드러기, 발진, 땀띠…
수많은 예상 진단명이 쏟아졌다. (피부 질환은 워낙 종류가 많아 진단도 어렵다지.)
피부질환 정체는 모르겠고, ‘원인이 뭘까?’ 생각하던 와중에 며칠 전 동생이 보내준 사진이 갑자기 떠올랐다.
나의 발등 사진은 실제 상태보다 훨씬 약하게 보였다. 내 눈엔 그토록 심각하건만, 사진 속에서는 그저 그런 빨간 점에 불과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며칠 전 동생에게 “예민하다”라고 단정했던 내 판단이 섣불렀음을. 동생 상태도 어쩌면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더 심각했을지도 모른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곧장 동생에게 연락했다.
“약 먹고 나니 어때?”
“많이 좋아짐.”
그 말에 마음이 놓였다. 동시에 반성도 했다.
앞으로는 내 일이 아니라고, 내 몸이 아니라고, 함부로 단정하거나 가볍게 치부하지 말아야겠다고.
사진에 다 담기지 않는 건, 결국 사진 밖에 남겨진 마음과 아픔이기 때문이다.
#수경담
#피부질환
#발등 빨간 좁쌀
#예민
#사진 밖 남겨진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