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라면 어떤 센류를 쓰고 싶으신가요?
재미있는 책을 한 권 소개하고자 한다. 하지만 단순히 재미있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 읽다 보면 웃음이 터지다가도, 어느 순간 마음이 찡하고, 눈물이 찔끔 나기도 한다.
이 책에는 단 17개의 음으로만 구성된 짧디 짧은 시 '일본의 실버 센류(川柳)'가 담겨 있다. 짧지만 그 속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몇 가지 마음에 남은 작품을 함께 나누고 싶다.
1. 가장 유명한 작품, 책의 제목이기도 한 시
- 연애의 설렘과 노년의 건강 사이, 웃음과 씁쓸함이 동시에 밀려오는 절묘한 문장이다. 저자의 재치에 저절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시 쓰는 감각이 부럽다.
2. 뉴스 속 현실을 풍자하는 시
- KT 소액결제 정보 유출 사건으로 연일 시끄럽다. 얼마 전에는 SKT도 정보 유출 사고가 있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보안을 강화해야 할 책임은 기업과 국가에 있는데, 정작 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쪽은 우리 소비자다.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고, 저런 짓을 저지르는 자들은 엄벌에 처할 수 있게 법을 개정하거나 바꿀 수는 없는 걸까? 화가 나고 답답해졌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내 마음은, 이 시를 읽는 순간 완화되고 차분히 가라앉았다. 씁쓸한 웃음 속에 묻어난 당당한 해학이다. 멋지다.
3.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장면
- 이 시를 읽고는 관광버스가 휴게소에 정차할 때마다 화장실로 달려가던 장면이 떠올랐다. 나 역시 국내외 어디를 가든 가장 먼저 확인하는 곳이 화장실이다. 민감한 대장 탓이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면 다들 비슷해지는 것 같다. 짧은 한 줄이지만, 고개가 끄덕여지고 웃음이 절로 난다.
짧은 문장 속에서 이렇게 삶의 풍경이 오롯이 살아난다. 길고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솔직한 고백 한 줄이 오히려 더 진실하게 다가온다. 책을 덮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의 하루를 17음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문장이 될까?'
ps) 여러분이라면 어떤 센류를 쓰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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