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였던 모든 것

너는 과연 무얼까, 그리고 난 무얼까?

by 나의

우리 모두 한때, 하나였다.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말없이 끈끈한 존재

시간은 물이 되어 흐르고
움직임은 흐름이 되어
우린 모래알처럼 흩어졌다

흩어지며 우리는
서로에게 닿았고
서로를 스며들게 하였으며
다시 또 하나가 되었다

나는 너일 수 있고
너는 나일 수 있다
흩어짐은 잊음이 아니라
또 다른 만남의 시작
우리의 경계는 언제나 녹아내린다


이 시는 도라에몽 극장판 철인군단 편을 보고 쓴 시이다.

불교와 생태 중심주의가 말하듯, 우리는 고립된 개체가 아니라 끝없이 얽히고 흘러가는 관계의 망 속에서 존재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유사하다.


여기서 ‘우리’란 생각하는 모든 존재이자, 동시에 타자의 생각을 받아내는 모든 존재를 가리킨다.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 또한 이러한 연결성을 보여준다.

우리가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관계의 결과다. 우리는 앞으로 수많은 관계를 겪으며 살아갈 것이다. 중요한 건 그 속에서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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