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9 - 너의 9월

태어난 지 47~76일 차

by 행복한 호프맘

2024-09-05 (+51 days)

손을 많이 빨기 시작했다. 주먹고기를 계속 입에 가져간다.


2024-09-06 (+52 days)

처음으로 5시간 통잠을 자준 날. 전날 9시 30분부터 새벽 2시 40분까지 잠을 잤다.

변비는 전혀 아니다. 계속 관찰해 봤는데 응가 상태 매우 좋다.


2024-09-09 (+55 days)

요즘 들어 성장일기를 통 못썼네.

이안이는 "코코코코코코~ 눈!"을 매우 좋아한다. 빵긋빵긋 웃는다.

많이 커졌다! 덕분에 이제 이안이를 안는 것이 더 편해졌다.

height: 62cm

weight: 5.8kg


2024-09-10 (+56 days)

고리 잡기 놀이에 더 큰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양팔을 위로 흔들면서 치고, 간혹 운 좋게 손가락이 걸려서 아주 살짝씩 잡기도 했다.

거울을 처음 제대로 봤다. 자기 얼굴이 맘에 들었는지 활짝 웃었다.

내가 치던 피아노 건반도 눌러봤지만, 마지막엔 울었다. 음악엔 별 소질이 없나 보네.

첫 밤잠에서 깨는 시간을 늦추기 위해 밤 10시까지 꾸역꾸역 안 재웠고, 9시 50분에 마지막 수유 50ml를 먹였다.


2024-09-11 (+57 days)

귓바퀴 쪽 귀지를 면봉으로 닦아보니 꽤 많이 나온다. 앞으로 목욕할 때 종종 귀도 닦아 줘야겠다.

우리 엄마 아빠와 역방쿠에서 터미타임 했는데 꽤 잘했다. 또 지금까지 중에서 제일 잘한 듯. 내일도 다시 시도해 봐야지.

그리고 이제 색깔을 인지하는 것 같다. 컬러 초점책을 잠시 응시했다. 모빌도 컬러모빌로 얼른 바꿔줄 예정.


2024-09-13 (+59 days)

이제 잡는 힘이 매우 좋아졌다. 손에 고리 장난감을 쥐어 주었더니, 5분 이상 놓치지 않고 쥐고 있었다. 그동안 정말 많이 컸다.

처음 우리 엄마 집에 왔을 때는 너무 커서 쓰지 못했던 욕조가 이제는 아주 따악 맞아서, 오히려 조금 더 지나면 작아져서 못 쓸 것 같다. 욕조가 편안한지 아주 신나 했다.

요즘 수면교육은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자기 전에 막수 → 목욕 → 밤잠시작 패턴을 지키고 있다. 원래는 목욕 후에 막수였는데, 이안이가 목욕할 때 힘들어해서 순서를 바꿔줬다. 목욕시키기에도 훨씬 수월하다.

보통 오후 9시에서 9시 30분쯤 목욕을 하고,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막수를 하면 아주 졸려하면서 큰 칭얼거림 없이 깊은 잠에 빠진다! 첫 잠은 무조건 4시간, 다음 잠은 3시간은 잔다. 땡큐 이안!


2024-09-14 (+60 days)

이사 갈 방배동 집을 청소하느라 이안이를 거의 보지 못했다. 이안이를 돌봐주신 부모님과 홍주에게 너무나 감사한 하루.

오늘은 목욕을 못 시켜줘서 그런지, 수면 패턴이 영 별로였다. 새벽에 고생 좀 했네. (그래도 청소하고 와서 몸 고될 거라며 나는 모유수유 한 번 하고, 남편이 새벽 분유 수유 다해줬다. 남편 최고!)


2024-09-15 (+61 days)

옹알이가 많이 늘었다. 아침에 기분 좋을 때 숨넘어가듯 웃으면서 꽤 길게 옹알옹알하는 모습이 참 예쁘다.

오전에 시원하고 건강한 응가를 두 번이나 했다. 노란 묽은 응가가 시원하게 나왔다.

기저귀 갈다가 처음으로 실시간 응가 나오는 모습을 봤는데, 가늘고 긴 똥이 줄기차게 나오더라. 그 마저도 정말 귀엽다.


2024-09-16 (+62 days)

우연의 일치일까? 오늘 새벽에 이안이가 자신의 입에서 떨어진 쪽쪽이를 손등으로 밀어 올려서 입에 넣었다. 그것도 두 번이나! 드디어 스스로 쪽쪽이를 손으로 밀어 넣을 수 있게 된 걸까? 기특하네.

첫 밤잠 3시간 30분 만에 일어났고, 어제저녁 8시쯤엔 수유텀 3시간이 안되었는데 칭얼칭얼 울었다. 원더윅스의 시작인 걸까. 마음의 준비를 좀 해야겠군.

오~ 하는 표정(ㅇ0ㅇ)은 확실히 사라진 것 같다. 대신 더욱 사랑스러운 사회적 웃음이 많이 늘었다. 소통이 되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이안이가 새롭게 좋아하는 것도 생겼다. "야옹야옹~", "월 월~" 같은 고양이, 강아지 소리 내면서 손가락을 움켜쥐는 시늉을 내면 깔깔 거린다.


2024-09-17 (+63 days)

추석 명절 당일이라 처음으로 이안이를 데리고 시댁에 다녀왔다. 버선발로 뛰어나와 환영해 주셨다.

시조카와도 처음 만났는데, 이안이를 밀쳐내서 속으로는 엄청 놀라고 걱정했다. 앞으로 시부모님이 이안이 어린이집 등하원도 도와주시고, 가까이에서 많은 도움 주실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까도 고민이 된다. 항상 지혜롭게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명절분위기 한껏 내느라 우리 집도 엄마와 아빠가 명절 음식을 준비해 주셨다. 내가 아들이 아닌 딸이라서, 앞으로 명절 음식은 못 도와 드릴 것 같아 이번에라도 돕고 싶었는데, 이안이 돌보느라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시부모님은 이번 명절에 빈말로라도 돕겠다고 하지 않아 서운하다고 하셨지만, 사실 우리 집은 동생도 나도 딸이라 우리 부모님도 속으로 많이 섭섭하실 텐데, 일부러 그런 티도 내지 않으셔서 더 찡하다.


2024-09-18 (+64 days)

이안이와 팔베개하고 같이 잤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다.

무거워졌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오늘은 무게를 재보니 6.1kg이 되어있었다!

이번 주 주말이면 시댁 근처 방배 집으로 이사 가는데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부모님 댁에서 오랜만에 함께 살다가 떨어지려니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그래도 예쁘고 귀여운 내 아들 이안이 보면서 또 잘 해내야겠다.

weight: 6.1kg


2024-09-20 (+66 days)

친정집에서의 마지막 날.

나, 엄마, 아빠, 홍주, 이안이. 다섯 명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자주 놀러 갈게요!

분당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와의 시간을 잘 기억해 줘 이안아.


2024-09-21 (+67 days)

9월 21일 토요일.

친정집에서 나와 방배동 새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8월 3일부터 약 한 달 반 동안 친정집에서 지내다가 왔더니 기분이 조금, 아니 많이 섭섭했다.

사실은 전날부터 계속 울컥했고, 이사 온 날도 울컥했지만 부모님 앞에서는 꾹 참았다. (물론 부모님과 인사한 뒤에 터진 눈물을 참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친정 집과는 거리가 더 멀어지고, 시댁과는 도보 10분인 곳으로 이사오니 "이제 진짜 시집왔다"라는 기분이 들어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고, 언제나 내 편인 부모님과 멀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아끼는 동생과도 멀어지니, 친정집에서 지내는 동안 더 잘해주고 다정한 언니로 있어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했다.

전날 아빠도 섭섭하신지 안 마시던 맥주를 동생과 마셨고, 엄마도 시집 두 번 보내는 것 같다며 많이 서운해하셨다. 게다가 나의 어릴 때와 똑 닮은 이안이마저 너무나 정드셨는데, 떨어진다 생각하시니 더욱 섭섭해하셨다.

하지만 다행히 지금은 휴직기간이니까, 언제든지 친정집이 그리울 때면 짐 싸들고 찾아오라는 말에 힘도 나고, 이렇게 언제든 나를 지지해 주는 친정 가족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어린 줄로만 알았던 동생 홍주도 "언니가 힘든 일이 있으면 매일 같이 언니 집으로 갈게!"라고 해주어서, 울컥했다. 나는 그만큼이나 좋은 언니가 되어주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나의 복잡 미묘한 감정과는 다르게, 나의 이안이는 새 집이 꽤나 마음에 들었나 보다.

잘 적응하고, 잠도 잘 자고, 놀기도 잘 논다.

이안아! 엄마도 네가 살아가는 동안 그 어떤 상황에서도 너의 편이 되어 줄게. 그리고 네가 언제나 마음 한 곳에서 든든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엄마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항상 응원의 말들을 들려줄게. 그 말들이 모여 이안이의 깊은 내면 속에 견고한 지지대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엄마 어릴 때와 꼭 닮은 우리 이안이! 그래서인지 왠지 더 애틋하다. 내가 우리 부모님의 과거를 살아가는 듯하고, 이안이도 내가 그랬든 더욱 행복한 아이로 잘 키우고 싶다.

사랑하는 나의 친정.

사랑하는 나의 이안.

(이 날 처음으로 밤잠을 6시간 자준 날! 10시부터 4시까지 통잠을 잤다. 물론 새벽 1시에 잠시 깨기는 했지만 남편이 토닥여주니 다시 잠들었다.)


2024-09-23 (+69 days)

처음으로 혼자 이안이와 있었던 날.

생각보다 이안이가 잘해주어서 잘 지낼 수 있었다.

엄마가 해주신 반찬과 국으로 점심도 아주 잘 챙겨 먹고, 시댁에서 주신 과일 떡 샐러드까지 먹어서

살은 안 빠질 것 같다.

새 집에 완벽 적응한 이안이는 터미타임도 곧잘 한다.


2024-09-24 (+70 days)

낮 시간 동안 이안이와 둘이 지낸 지 이틀 차.

오늘도 잘 지냈다.

내가 샤워할 때 이안이를 내 앞에 두고 있으면 울지 않는다. 물론 이안이가 기분 좋은 수유타임 직후를 노려야 하고, 청소도 이안이 데리고 다니면서 해야 한다.

내가 샤워 어떻게 하는지 친정 엄마에게 얘기해 드렸더니 이안이가 안 본 눈 사야 된다고 하셨다. 푸하하.

이안이는 형님이 선물로 사주시기도 하고, 물려주시기도 한 사운드북을 매우 좋아한다.

세 권을 두 번씩 읽어줬는데, 동물소리와 오케스트라 소리를 아주 좋아한다. 나중에 동물원에 같이 가도 재밌을 것 같다.

요새 토하지 않아서 좋아했는데, 낮에 이안이 안고 있던 중에 갑자기 급토를 했다. 게다가 양도 꽤 많아서 너무 놀랐다. 내 수유복이 축축하게 젖을 정도로. 그래도 다행히 그 뒤에도 잘 먹고 잘 놀아서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고마워 이안아.


2024-09-26 (+72 days)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용이 좋은 책 같은데, 아직까진 필요로 하는 내용이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천천히 읽어봐야지.

오늘은 이안이와 대화를 많이 했다. 마주 보고 대화하면 참 잘 웃어준다. 오늘 낮잠도 한 번 길게 자주어서 점심 전에 집안일 대부분을 하고 밥도 먹을 수 있었다.

오늘 응가는 하지 않았네.

잡기 힘이 확실히 좋아졌다. 아직 스스로 무언가 쥐는 능력은 없지만, 쥐어주면 오랫동안 잡고 있는다.

목 드는 힘도 더 좋아졌다. 트림 시킬 때 고개를 번쩍번쩍 든다.

weight: 6.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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