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지 228~258일 차
2025-03-06 (+233days)
얼마 전부터 도리도리를 한다. 보통은 졸릴 때나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없을 때(옆으로 가고싶은데 기저귀 갈아주는 중이라 못가게 할 때 등) 도리도리를 한다.
새로운 발성을 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ㅁ, ㅂ "소리를 자주 냈다면 이제는 "ㅋ" 소리를 자주낸다.
일어서는 것도 요며칠 곧잘한다. 걸음마 보조기나 침대의 가드를 붙잡고 우뚝 일어선다.
기어다니는 것은 당연히 아주 빠르게 잘한다. 무릎을 붙이지 않고 길 때가 많은데 자세가 조금 웃기다. 이틀 전 쯤 이렇게 기어다니다가 마루바닥에 이마를 세게 부딪힌 적이 있다. 그래서 머리 보호대를 주문해 보았는데 마음이 훨씬 놓인다. 마루를 신나게 기어다니게 되니 혼자 깔깔 웃으면서 너무 좋아한다. 거실에서 안방까지도 제법 빠르게 잘 기어온다.
오늘도 친정 부모님이 놀러오셔서 우리 이안이 이발도 해주셨다. 앞머리랑 옆머리가 너무 길어서 잘라주고 싶었는데 오늘도 친정 엄마가 한 건 하셨다! 너무 예쁘게 잘 되었네.
B형간염 3차와 독감 예방접종도 무사히 잘 맞았다. 이제 예방접종이나 감기정도는 전혀 걱정이 안된다. 이렇게 나도 엄마가 되어가는구나.
2025-03-08 (+235days)
친정에 다녀왔다. 날이 너무나 좋아져서 엄마, 아빠, 나, 동생, 남편, 이안이와 한께 산책도 했다. 새로 생긴 분당의 산책길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 동네에도 산책길이 많아지면 참 좋을텐데! 친정에만 가면 마음이 편안하다. 남편이 나를 보고 친정에 오면 내가 이안이처럼 아기가 되는 것 같다고 했는데, 사실이다. 나는 이안이를 챙기고, 우리 엄마 아빠는 또 나를 챙겨주시고. 친정이 최고다! 나중에 이안이도 엄마에게 오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지게 해줄게.
2025-03-15 (+242days)
시아버지 생신으로 시댁 가족 모임을 다녀왔다. 이안이는 다행히 낯가림하지 않았다. 회, 튀김, 엘에이갈비, 만두국 등 맛있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뱃살이 들어가긴 어렵겠다. 이안이, 지아, 지홍이가 처음으로 셋이 만났다. 서로 좋은 사촌이 되어주길. 작은 지홍이를 보니 이안이도 이렇게 작았던 시절이 있었나 싶었다. 언제 이렇게 많이 컸니.
그나저나 요며칠 돌잔치 알아보랴, 시험공부하랴, 긴 시간 시댁 행사 다녀오랴 몸이 매우 노곤하다. 오늘은 푹 자야지.
2025-03-16 (+243days)
낮에 마루에서 놀다가 이안이는 또 두번이나 앞으로 꽈당 넘어졌다. 안전모를 쓰고 있었지만 하필이면 모자가 보호해 주지 못하는 양쪽 눈 위 튀어나온 뼈가 발갛게 부었다. 차츰 나아졌지만 얼마나 아팠을까. 급해진 마음에 당장 거실용 매트를 주문했다. (진작 주문할걸. 새로운 소파가 오면 주문하려고 미루고있었는데, 어차피 기존 소파 아래에도 둘 수 있었을 것 같네.)
이유식은 여전히 잘 먹지 않고, 딸기처럼 달달한 과일은 쏙쏙 잘 먹는다.
엄마라는 발성이 점점 잦아지고 있는데, 정말 그게 나라는 걸 알고 하는걸까? 아니면 그냥 그 발성이 쉬워서 하는걸까?
2025-03-17 (+244days)
오늘 오전이었던가, 오후였던가. 침대에 누워 이안이와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내 어깨에 기대서 잠들었길래 침대에 눕혀주었는데, 눕히자마자 두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반짝이는 눈망울로 내게 웃으며 달려들었다. 엄마를 정말로 좋아해주는구나. 이런 순간들이 참 행복하다. 그렇게 놀다가 내 옆에 폭 누워서 잠이 들었는데, 정말로 소중하고 또 소중한 순간이다.
까꿍놀이도 한 단계 진보했다. 전에는 이불 뒤에 숨은 나를 찾지는 못하고, 까꿍하고 나타날 때만 웃었다. 이제는 이불 뒤에 숨은 내가 "엄마 찾아보세요!"라고 외치면, 이미 꺄르르 웃으면서 이불 뒤로 고개를 빼꼼 내민다. 엄마가 이불 뒤에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아는거다.
딸기를 너무나 좋아한다. 손에 딸기를 쥐어주면 순식간에 다 먹는다. 어찌나 귀엽고 신기한지. 조금 자라나온 아래 앞니가 제 역할을 하는구만! (그러나 이유식 성적은 오늘도 저조하다. 오늘은 자기주도식을 시도해보려고 닭고기, 당근, 애호박을 스틱으로 잘라서 줬다. 무를 넣고 만든 오트밀과 함께. 초반엔 재밌어하면서 먹는듯 하였으나 결국 끝엔 거절했다. 심지어 먹은 양은 매우 적고 많이 흘리더라. 나중에 유아식부터는 잘 먹어주렴.)
2025-03-21 (D+248days)
문득 이안이를 안고 있는데, 이안이가 "으마! 으마!"를 외쳤다. 최근에 "으마" 소리를 자주 내긴 했지만, 오늘은 그냥 내는 소리가 아니라 꼭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마음이 뭉클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놀다가 갑자기 아주 정확하게 "아빠! 아빠빠빠빠!"를 여러 번 외쳤다. 그 뒤로는 "으마"보다는 "아빠"를 훨씬 더 많이 외친다. 이안아, 엄마 아빠를 알고 외치는거니?
2025-03-22 (D+249days)
날이 너무 좋아서 유모차를 끌고 지하철로 한강에 갔다. 남편과 연애하던 때부터 자주 가던 한강변 카페가 있다. 반포 근처의 요트선착장이라 꽤나 이국적이다. 이안이와 한강은 벌써 세번째, 이 카페엔 벌써 두번째이다. 비록 이안이는 금방 잠들기는 했지만, 약간은 들뜬 봄의 공기, 그리고 마른 갈대와 연두빛 새싹이 공존하는 한강의 어렴풋한 기억은 너에게 남았으리라. 이 카페에서도 이안이는 힘차게 외쳤다. "아빠! 아빠빠빠! 아빠빠빠빠!"
2025-03-23 (D+250days)
원래는 강남신세계백화점으로 놀러가려고 했지만 우리는 꽤나 피곤했다. 온전히 집에서 쉬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우리 셋이 함께 이안이의 방 안에 있는데, 이안이가 두 번이나 연달아 외쳤다. "아빠! 으마!" "아빠! 으마!" 정말 우리가 엄마, 아빠인걸 아는거니?
2025-03-24 (D+251days)
잠시 한국에 들어온 현진이와 이연이가 집에 놀러왔다. 이안이가 낯가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이모들을 너무 좋아하던 우리 이안이. 엄마가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친구들인걸 알아차린걸까. 나와 단 둘이 있을 때보다 더 많이 웃었다.
그리고 오후에 퇴근한 남편이 아무래도 이안이가 아빠를 아는 것 같다고 했다. 새벽에 이안이를 달래주는데, 남편을 보고 "아빠!"라고 했는데, 정말 알고 부르는 것 같아서 많이 뭉클했다고 했다. 이안아, 너의 하루 하루가 우리에겐 감동 그 자체야.
2025-03-25 (D+252days)
딸기를 좋아하는 이안이. 어제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도 딸기를 그렇게 잘 먹길래, 오늘도 과즙망에 넣어서 줬다. 어제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만큼이나 신나게 웃으면서 먹었다. 어제 이모들이 좋았던게 아니라 딸기가 좋았던걸까! 엄마가 딸기 자주 사줄게. 아니 바나나, 아보카도, 천혜향 다 사줄게. 그런데 이유식도 이렇게 잘 먹어주면 안될까?
2025-03-29 (D+256days)
지독한 감기! 며칠 전엔 내가 걸려서 열나고 하루종일 잠만 잘 정도로 너무 아프더니, 이제 이안이가 같은 증세의 감기에 걸려버렸다. 열이 39도를 넘어서 올라가고 끙끙 앓는 이안이. 밤 12시가 넘어서 응급실에 가야하나 걱정했지만, 40도가 넘지않으면 응급실에 가도 별다른 조치가 없다고해서 해열제를 먹이고 부디 열이 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행히 고비를 넘기도 37도까지 열이 떨어졌지만, 해열제 효과볼 수 있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열이 올랐다. 하루 종일 체온을 재며 해열제와 감기약을 먹여야했다. 누가봐도 힘이 없이 축 늘여져있는데, 그 와중에도 웃기도하고 놀고 싶어하는 모습이 참 안쓰럽다. 남편과 밤새 체온 확인하고 해열제를 수 없이 먹이는 중이다. 얼른 열이 떨어지고 감기가 나았으면 좋겠다. 엄마는 아파도 안돼! 아프면 육아가 더욱 힘들어지고, 아기도 같이 아파질 수도 있다. 우리 가족 다 같이 건강하자! 아프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