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지옥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지옥에 갈까 봐 두려운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by 윤민정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기독교를 믿지 않는데 왜 지옥이 무서울까.

내가 믿지도 않는 이야기가

왜 이렇게 오랫동안 내 마음 한구석을 붙잡고 있을까.


사람들은 말합니다.

두려워할 필요 없다고.

믿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생각보다 기독교가 깊게 뿌리내린 세상입니다.

누군가는 가족 때문에, 누군가는 친구 때문에,

누군가는 그냥 교회 종소리를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지옥’이라는 말을 마음에 담고 삽니다.


그러니까 이 두려움은 내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래도록 믿어온 신념이 내 안에도 흘러들어온 결과입니다.


힌두교에도 지옥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나라카라고 부릅니다.

나라카에서는 죄를 지으면 무서운 벌을 받고,

다시 태어나 또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라카를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우리 곁에 힌두교를 믿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믿는 사람이 적으면 그 공포도 자라지 않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만약 기독교가 지금처럼 널리 퍼지지 않았다면,

밀라노 칙령이 없었다면,

그래서 교회가 이만큼 세워지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렇게까지 지옥을 무서워했을까요?


밀라노 칙령 이전에는 오히려 기독교가 탄압받았습니다.

그때 사람들은 기독교를 믿었을까요.

믿었다 해도 소수였을 겁니다.

그때 사람들은 지옥을 무서워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신앙은 믿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무게를 가집니다.

그 무게가 두려움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힌두교를 모르기 때문에 나라카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같은 원리로,

내가 믿지 않는 지옥이라면

조금은 덜 무서워해도 됩니다.


나는 오늘도 이런 생각을 합니다.

믿지 않아도 두려운 것은

믿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당신이 기독교의 지옥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어쩌면 그런 이유이기 때문에,

조금은 걱정을 덜어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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