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열쇠

미움과 원망 속에서도 세상을 움직이는 건 작은 이타심입니다. 남의 행복을

by 윤민정

살다 보면 원망하는 사람도 생기고, 싫어하는 사람도 생기고, 심하면 해를 끼치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 생깁니다. 저라고 안 그러겠습니까? 누구나 그렇죠. 그런데, 그 감정을 그대로 두고 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 사람들조차 잘됐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마음이 드는 사람들이 있어요. 불교신자들이라든가,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든가, 아니면 그냥 그런 쪽으로 생각이 깊어진 사람들이요.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불교의 연기설과 윤회사상을 접하면서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됐습니다. 근데 이게 사후에 지옥 갈까 봐 그런 게 아니에요. 솔직히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지옥이 무서워서. 그런데 점점 알게 됐어요. 자비(慈悲)라는 것이 단순히 착하게 살아라, 복을 쌓아라, 이런 게 아니라는 걸요.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는 ‘나와 타인은 다르지 않다’는 데서 출발하거든요. 내가 나를 사랑하듯이 남도 사랑해야 하는데, 왜냐면 애초에 나와 남이라는 구분이 무의미한 거니까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이 세상 사람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고 해를 가하려는 이유는 정말 무수하게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돌아가는 이유는 그 속에 숨어 있는 작은 이타심 때문이라고. 진짜 사소한 거라도 “저 사람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이런 걸 사회적 구조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죠.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 제도적 한계, 이런 것도 다 맞는 말입니다. 근데 저는 좀 더 근본적으로, 인간 안에 남아 있는 작은 ‘연기적 자각’, 즉 “모든 게 연결돼 있다”는 그 본능적인 깨달음이 이런 세상을 돌아가게 한다고 봅니다.


저는 그래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그게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에요. 나만 행복해진다고 해서, 내 주변 사람들이 다 불행한데 그걸 진짜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 결국,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이야말로 진짜 천국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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