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요, 우리가 주로 사과 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감사하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고요, 사소한 것에서도 감사할 꺼리를 찾아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할 줄 아는것이 우리가 관계를 맺는데 정말 큰 능력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죄송합니다.'를 말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감사합니다.'를 말하는 사람인가요? 흔히 생각하기에 '죄송합니다.'를 잘 이야기 하는 사람은 겸손한 사람으로 생각될 것 같아요. 적어도 저는 그랬어요. 그래서 누군가가 저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것 같으면 가서 먼저 사과 했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가끔 그 사람은 제게 전혀 화가 나 있지 않았는데도 저는 굳이 가서 사과를 했죠. 그렇게 해야 사람들과 잘 지내고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수도원에서 같이 살던 형이 저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자기가 사과를 받으면 '나는 얘한테 죄짓게 하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들게 되어서 오히려 부담스럽고 멀리하게 된 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어요. 제 딴에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나름 자존심도 버려가며 사과하는 노력을 한 건데 오히려 그게 사람들을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고 하니 말이죠. 제가 사람들을 만나는 방법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살아오면서 저 또한 그렇게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제게 사과하는 말을 들으면.. 그렇게 썩 좋은 기분은 아니라는 것이죠. 뭐..제가 그 사람보다 높아진 듯한 느낌이 드는건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더군다나 딱히 사과할 일이 아닌데도 저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사람을 만날 때.. 예전의 그 형이 느꼈다고 말했던 감정을 저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 나는 저 사람을 미안하게 만드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멀리 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신의 잘못을 정확히 알고 잘 '사과'하는 것은 분명히 중요합니다. 누군가에게 폐를 끼쳤을 때 그것에 대해 정당히 사과 하는 것은 당연히 기본이지요. 하지만 저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함께 하였을 때 아까 말했던 그 멀리하고 싶은 느낌이 좀 사라지는 것을 느꼈어요. 병원에서도 누군가에게 부탁을 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병동의 간호사 선생님들께 뭐 좀 알아봐 달라고 하거나 아니면 영상의학과 선생님한테 CT 판독을 부탁드려야 한다거나 아니면 검사를 급하게 해야 해서 검사실에 부탁을 한다거나..하면서 말이죠. 그런 이야기를 할 때 먼저 '죄송합니다'로 시작을 합니다. 일단 어찌 되었든 그 분들의 시간을 할애해달라고 부탁을 하는 거니까요. 그리고서 내용을 말하고 끝에는 항상 세상 밝은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끝맺습니다. "선생님 정말 죄송한데요.. 혹시 제 환자가 급하게 심장초음파를 봐야 할 것 같은데.. 오늘 안에 가능할까요?"라고 검사실에 여쭤보면 힘들다는 대답과 함께 혹시 취소되는 것 있으면 불러 주겠다는 대답을 해줍니다. 그러면 세상 밝은 목소리로 "넵 선생님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하죠. 물론 상대는 당황할 때도 있습니다. "오늘 꼭 된다고 할수는 없는데요.."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라도 신경써 주신게 얼마나 감사한데요~"라고 대답하고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하고 전화를 끊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은 꼭 필요하긴 하지만 듣는 사람의 기운이 좀 빠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미안하게 만든다는 건 썩 좋은 기분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설령 내가 그런일을 하지 않았을지라도 듣게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말입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뭔 일이 있을 때 마다 말합니다. 아마 병원 생활을 하면서 수시로 말하는 것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일 껍니다.
그럼 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나를 깎아가면서 다른 사람을 기분좋게 하려는 말일까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상대도 높이면서 자신도 높이는 말인것 같아요. 일단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듣는 상대의 표정은 밝아집니다. 그러면 상대의 기분을 좋게 만든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 만큼 상대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동시에 나의 자존감까지 높여주는 말은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내 자존감이 깎이는 것도 아니고, 상대도 기분좋고 나도 기분좋고, 심지어 자신의 이미지까지 좋아질 수 있는 이 말을 아낄 필요가 있을까요?
주변에 감사할 일이 없나요? 도저히 누구한테 감사하다는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나요?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감사할 일들이 산더미 처럼 쌓여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식당에서 빈 반찬그릇을 다시 리필해 주시는 점원분에게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를 하고, 병원 당직실의 쓰레기통을 비워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합니다. 제가 뭔가를 실수해서 가르쳐주시는 교수님께도 감사하고 블로그와 인스타에서 제 글을 읽어주시고 또 위로된다고 답글 달아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하죠. 정말로 세상엔 감사할 일들이 쌓여있어요. 그것들만 찾고, 거기에 감사하다고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는 눈빛이 달라지고 또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겁니다.
그래서.. 시도때도 없이 '감사합니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나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그 사람이 조금은 바보같아 보일수도 있어요. 뭐가 감사한거지?라고 말이죠. 하지만 그 사람이 결코 밉지는 않을껍니다. 오히려 감사하다는 이야기가 또 듣고 싶어서라도 자기 곁에 두고 싶지 않을까요? 그렇게 사람들이 자기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특히나 큰 '능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돈도 안들고 힘도 안들면서 다른 이들도 기쁘게 하고 나도 기뻐지는 마법의 말 '감사합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우리가 되길..그리고 사소한 것들에서도 기어코 감사해야 할 이유를 찾아내며 주변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삶을 사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