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by 영리한 호구

휴가 때 제주도에 간 목적 중에 하나는 서핑을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멋지게 파도를 타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 보이기도 했고 멋있기도 했거든요. 예전에 웨이브 파크라고.. 소위 자본주의 파도(?)라는 곳에서 비기너 레슨 반값 이벤트 때 가서 한번 배워보고 일어서지도 못하는 저를 보며 나중에 꼭 제대로 배워보겠다고 다짐을 했었죠.


그렇게 제주도를 갔습니다. 파도가 그렇게 좋다는 중문 색달 해수욕장의 서핑 교육하는 곳을 찾아갔죠. 그런데 거기서 말하기를.. 지금 태풍이 오고 있어서 파도가 엄청 세다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제 키를 훌쩍 넘는 파도가 치고 있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달려들었습니다. 정말로 오래간만에 힘들어서 토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드를 들고 있는 것만 해도 너무 힘들었거든요. 앞에서 오는 파도를 버텨내고 나가는 건 정말로 힘들었고 파도를 잡아타고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죠.


근데 생각보다 체력이 너무 빠지는 겁니다. 왜 그럴까.. 하고 궁금해하던 중에 강사님이 지금 조류가 너무 세서 옆으로 자꾸 떠내려 가니까 한 번씩 자리를 확인하라는 겁니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는 별 감흥 없이 들었는데 강습이 끝나고 혼자 연습을 하면서 느꼈습니다.


눈앞에 오는 커다란 파도는 뭐 뻔히 보이니 타이밍 맞춰서 뛰어나 보드를 밀고 앞으로 갈 수 있고, 대비를 할 수 있었죠. 그런데 복병은 이 '조류'였어요..


해변에 서있다 보면 뭔가가 나를 발밑에서 잡아당깁니다. 한 번 끌면 그냥 서있는 것도 힘들어요.. 어떻게 보면 파도는 대비라도 하지.. 이넘의 조류는 보이지도 않고 어디서 어디로 날 끌어갈지 몰라서 대비하기도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버티고 서있으면서도 질질 끌려가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이 조류를 보면서 사람의 관계를 생각해 봤어요. 나를 정말로 이렇게 힘 있게 이끄는 사람은 어떤 사람 일까.. 하고 말이죠.


큰 파도처럼 나에게 큰소리치고 억압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발밑에서 나를 끌어가는 조류 같은 사람인가..라는 거죠. 나를 다그치고 윽박지르면서 움직이려고 하는 사람은 대비가 됩니다. 그 힘이 있어서 움직이기는 하겠지만, 그때만 타이밍 좋게 넘어갈 수 있거든요. 하지만 조용히 발밑에서 움직이는 조류는 내가 어쩔 수 없이 휘청거리게 만들죠. 저는 제 마음을 산 사람이 이런 사람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제가 마음을 준 사람을 저는 닮고 싶어 하고, 그 사람이 한 말은 제게 있어 거부하기 힘든 힘으로 나를 끌어가거든요. 타이밍을 잡기도 힘들고 실제로 내가 영향을 받고 있는지조차 모르는데도 다리는 움직일 때가 많으니까요.


그렇게 나를 움직이는 건 '조류'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이제 반대로 생각해볼까요? 나는 파도 같은 사람인가요, 조류 같은 사람인가요? 나는 다른 사람을 윽박지르며 우위를 점하려고 하는 사람인가요, 조용히 그 사람의 마음을 사는 사람인가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요? 조류 같은 사람이 되려면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요.. 마음을 사는 데는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누군가를 움직인다는 건 마음을 사고 그 하나의 행동이 아니라 그 삶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좋겠어요. 그렇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다 보면 더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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