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튜브를 보면 정말로 다양한 영상들이 있습니다. 최근 영상들을 보다가 고전게임을 하는 유튜버의 영상을 보았고, 그 중에 '프린세스 메이커2'의 영상이 옛 추억을 생각나게 했죠. 당시엔 굉장히 획기적인 게임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키워낸 다는 것과 한 아이가 자라는데 엄청나게 다양한 변수가 있었으니까요.
그 게임에는 다양한 '수치'가 존재합니다. 흔한 게임에서의 체력이나 마력 지력 같은 수치에서 도덕, 기품이나 매력같은 수치까지 정말로 다양한 능력치들이 '수치'로 평가되고 있었죠. 게다가 그런 종류의 능력들은 어떤 일을 하면 늘고 어떤 일을 하면 줄어드는지 몇번 하면 알기 때문에 수치만을 키우기에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잘 키웠다고 혼자 뿌듯해 하면서 게임에서의 엔딩을 마주할 때 실망한 적이 꽤 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능력치들이 꽤 높은데 별로 성공적(?)이라 할 수 없는 엔딩을 보게 되어서 말이죠. (실제 사람의 삶이라면 실패한 인생이 어디있냐고 따질 수 있겠지만.. 이건 게임이니까 넘어가죠..^^;;)
왜 그런 결과들이 나왔을까요? 왜 기품은 그렇게 높은데 왕자와 결혼하지 못하고 왜 똑같이 키우는데 어떨때는 애가 쉽게 화내고 불량해지는지..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 게임 안에는 '수치'로 표현되지 않는 많은 '능력'들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품이 아무리 높아도 왕자와 만나거나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당연히 이어질 수 없겠죠. 그리고 생일에 따는 별자리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는 것 같고요. 이런 것들은 게임 프로그램 안에서는 수치로 계산되고 있겠지만 그 게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능력치이고, 이것이 한 아이의 삶에 그리고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흔히들 능력있는 사람들을 우러러 봅니다. 피아노를 잘치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남들앞에서 스피치를 멋지게 한다거나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거나 그림을 잘그리거나.. 정말로 많은 능력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겉으로 보이는 것들..이라는 것이죠. 이런 능력들은 어찌보면 이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가 눈치챌 수 있는 '수치'로 이루어진 '능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면 알 수 있잖아요. 누가 잘하는지 얼마나 잘하는지 말이죠.
하지만 프린세스 메이커의 세계가 그러하듯 우리의 세계도 눈에 보이는 수치 만으로 삶이 정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돈이 정말로 많지만, 공부를 정말로 잘하지만, 그림을 정말로 잘그리지만 불행하거나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말이죠. 반면에 돈은 별로 없지만, 별다른 능력이 없지만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또한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걸로 봐서도 눈에 보이는 능력치가 다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 착실히 계산되고 있는 '수치'들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손해보는 일이라도, 누군가가 우리를 '호구'로 보게 될만큼 다른 사람들이 '바보같다'고 평가하는 일들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위해 하는 바보같은 짓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우리의 능력치와 평가를 깎아먹는 것으로 보일지라도, 나의 삶에 관여하는 어떤 능력치에는 분명 작용을 하거든요. 심지어 내가 기껏 손해보는 일을 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언짢을때도 말이죠.
그러니까 누군가를 위해 내가 손해보는 일을 할 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슬퍼하거나 언짢아하지 마세요. 그렇다고 우리가 했던 그 일이 없어지는건 아니니까요. 나의 선행은 차곡차곡 쌓여서 나를 변화 시키고 또 내 주위에서 나를 바라보는 눈빛을 변화시킵니다. 저 사람은 분명 별 능력은 없는데 미워할수가 없어..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내가 한 선행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오히려 기뻐하세요. 지금 누군가가 알아주면 하나의 선행으로 미미하게 남지만 내가 한 많은 일들이 드러나지 않다가 한 가지 사건이 드러나게 되면 그 이전에 깔려있던 선행들이 줄줄이 사람들에게 드러나면서 더 큰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으니까 말이죠. 테트리스를 할 때 한 줄씩 없애면 점수가 높지 않지만 쌓아 놨다가 터뜨리면 콤보가 터져 점수가 훨씬 높은것 처럼 말이죠.
그러니까 우리.. 남들을 위해 조금 손해 보는 '호구'가 되더라도 억울해 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해 지면 좋겠어요. 이것이 분명 나에게 득이 되어 돌아올꺼라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죠. 남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나를 떠나지 않게 매달리기 위해서 선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내켜서 내가 주도적으로 하는 선행말입니다. 그렇게 자신있는 '호구'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