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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리한 호구 Mar 31. 2023

힘들 때 한눈팔지 않기

 오늘도 달리기를 하였습니다. 어플에서 인도해 주는 대로 달리고 있는데 오늘은 보통 빠르기로 25분을 달리라 하더군요. 처음에는 천천히 달리기를 10분 하다가 속도를 높이는 것이었죠. 워밍업 걷기부터 천천히 달리기 까지는 아주 기분좋게 달렸습니다. 호수에 비친 건물들과 공원의 모습과 살며시 피기 시작한 벚꽃들, 그리고 마주달리는 사람들을 보며 기분좋게 달렸죠. 나 보다는 주변 풍경에 눈길을 주며 기분전환을 하고 달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속도를 조금 높여서 보통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역시나 주변 풍경을 보며 달렸습니다. 하지만 점차 그런 여유가 없어지기 시작했죠. 숨은 조금씩 차오고 다리도 조금씩 아파왔습니다. 그럴 수록 주변환경을 신경쓰기 보다는 달리면서 끊임없이 나에게 집중하게 되더군요. 호흡이 어떻게 하면 덜 가쁠지, 팔을 어떻게 할 때 다리에 무리가 덜 가면서 힘차게 뛸 수 있는지 조금 더 효율적인 움직임을 위해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 뿐인가요. 다리에 힘이 조금씩 빠지면서 긴장이 풀리면 발목이라도 삘 수 있다는 생각에 내가 달리게 될 길의 상태를 눈으로 파악하고 발목과 다리의 상태에 집중하게 되었죠. 그렇게 자신을 살피다보니 주변에 눈길을 줄 수가 없었습니다. 한눈을 팔았다가는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거든요.  


 이것은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도 비슷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여유가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고 챙기며 따뜻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내 삶이 바쁘고 빡빡해 질 때, 내 삶을 살아가기도 벅차서 주변 사람들을 신경써 줄 수 없을 때가 생기죠. 그럴 때 어떤 생각을 하나요? 혹시 내 삶이 바빠졌다고 주변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고 달라진 내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고 있지는 않나요? 주변에서 '너 변했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책하고 있지는 않아요? 


 혹시라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분명하게 말씀 드릴께요. 쓸데 없는 생각입니다~!! ㅎ 제가 항상 말하는 것이 있죠. 내 삶에서 다른 사람을 나보다 우선시 여기지 말라고 말이죠. 내 삶의 주인공은 나입니다. 저 사람이 힘들 때 보조해 주기 위해 내가 있는 것이 아니죠. 내가 힘든데도 미움받지 않기 위해서 티 내지 않고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서 무리해서 시간을 내어주고, 그러면서도 더 신경써 주지 못하는 나를 탓하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물론 달리기를 하다가 누군가가 쓰러져서 나의 도움이 정말로 절실히 필요하다고 할 때는 나의 달리기를 멈추고 그 사람을 도와줄 수는 있습니다. 아니, 그래야 하죠. 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 나의 도움이 그 사람의 단지 편의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면 나를 우선시 해야 한다는 것이죠. 어줍잖게 그 사람을 신경쓰면서 달리다가 앞을 못보고 넘어져 내가 발목을 다치서나 내가 목표했던 것을 채우지 못하게 된다면 그 책임을 그 사람이 대신 해 줄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러면 내가 힘들 때도 남을 도와주는 기준을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 까요? 이것 또한 지극히 나를 생각하는 기준일 껍니다. 바로 후회가 없거나 덜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죠. 달리기를 하다가 누군가 쓰러진 것을 못본척 하고 지나갔다가 그 사람이 잘못된 것을 알게 되면 과연 나는 그 사람을 도와주지 않고 내 목표를 채운 것에 만족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그 사람을 도와주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겁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이 별로 도움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도움을 요청한다면.. 시덥잖은 부탁을 들어주고자 달리기를 멈추고 목표를 채우지 못한다면 그 쪽이 더 후회가 남을 겁니다. 차라리 내 갈길에 집중할껄..하고 말이죠.  


 여러분.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 당연히 존경할 만한 일입니다.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일인것도 맞고요. 하지만 자신을 깎아가면서 까지 그러지는 마세요. 내 앞길을 보지 않고 다른 곳을 보다가 발목을 다치지 마세요. 일단은 나의 여유를 찾은 후에 다른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보세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내가 힘들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할 때 그런 나를 비난하지 말라는 것이죠. 아무리 상대방이 그것으로 볼멘소리를 하더라도 그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나만큼은 나를 비난하지 마세요. 그렇게 어느정도의 목표를 이루고 여유가 생겼을 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챙겨도 늦지 않습니다. 그런 따뜻한 마음이라면 그리 쉽게 식지 않을 테니까요.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주변 사람들을 품어주는 우리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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