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뮤지컬 공연이 있어서 한창 연습중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휴일을 맞이하여 무대를 만드는 날이었죠. 제가 무대 제작팀이라 여러가지 것들을 준비하고 무대를 만들어야 했죠. 저희는 건축자재용 스티로폼으로 무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제가 수도원에 있을 때 뮤지컬을 해서 무대를 만들어야 하면 애용하던 것이 건축자재용 스티로폼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했던 기억을 되살려 만들어 보려 했습니다.
그래서 12시 까지 스티로폼 20장을 작업장까지 배달해야 했고 이전에 철물점 두군데를 알아 놓은 상태였죠. 아침에 두군데중 한 군데에 갔습니다. 그리고는.. 스티로폼 재고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저는 다른 철물점에 알아보았고, 재고는 있으나 배달은 해줄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난감했습니다. 12시에 모이기로 한 약속시간은 다가오는데 일은 꼬이기만 했죠. 팀원들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빨리 준비해 놓지 않은 것에 후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일들이 한창 꼬여갈 때 무의식적으로 제가 입에 담았던 말은 "아니 또 어떤 행운이 올라고 이렇게 아침부터 계속 꼬여대는거야. 오늘 로또라도 사야 하나!!" 라는 말이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한 말이었는데 입밖으로 내고 나서 저도 살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하고 말이죠.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좋은 일이 있기도 하고 힘든일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좋은 일들은 왔다가 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상대적으로 나쁜 일들이 일어나는 기간은 시간이 안가기도 하고, 기억속에 더 세게 남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행복했던 기억보다는 우리 인생에 많은 부분이 힘들었던 기억만 남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좋은 일이나 나쁜일이 비슷한 비율로 있을텐데도 말이죠.
잘 생각해 보세요.. 나쁜일만 주구장창 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 와중에 기쁜일과 즐겁고 감사할 일들이 분명 많이 있을 꺼에요. 그렇게 한번 생각해 볼까요? 하루에 정해진 행복의 총량이 있다는 겁니다. 내가 만약 하루의 대부분이 안좋은 일만 있었다면 하루의 마지막에 엄청난 행복이 있을 수도 있죠. 혹시 오늘치의 행복이 정산되지 않았다면 그 다음날이나 그 후라도 그 만큼의 행복을 선물로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그걸 '행복 보존의 법칙'이라고 부르고 싶네요.
그러니까요. 뭔가 일이 꼬이기 시작할 때 나의 잘못을 찾으려고 후벼파지 마세요. 가끔은 아무의 잘못도 없이 불행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우리가 불행의 시기에 정말로 어려운 것은 우리가 이 시기를 끝내고 행복의 시기가 언제 올지, 오기나 할지 잘 알 수 없다는 겁니다. 남은 인생 내내 불행할 것이라는 생각이 그 시기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죠. 우리는 지금까지의 삶을 통해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알겁니다.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가 불안하여 좋은 생각보다는 비관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 건 사실이겠죠.
그럴 때 그런 생각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큰 행복을 받기전에 안 좋은 일들이 먼저 다가오고 있다고 말이죠. 우리가 커다란 쓰나미가 오기 전에는 해변가의 바닷물이 모두 쓸려가 물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그 후 에 집채만한 파도가 들이닥치죠. 우리의 행복도 비슷합니다. 큰 행복이 오기 전에는 오히려 내 주변에 어떤 행복도 찾을 수 없이 메말라 버리는 시기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보죠. 큰 쓰나미일수록 해변가의 물을 많이 끌어가듯 일이 자꾸 꼬여 갈 수록 얼마나 큰 행복이 뒤따를지를 오히려 기대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차피 행복이 올지 불행이 올지 알 수 없다면 행복이 올꺼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요? 그렇게 힘든 시기가 계속 찾아올 때 오히려 그 뒤에 따라온 행복을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모두 파이팅입니다~!!